한국일보

[여성의 창] 우윤미 ㅣ 우물 안 개구리

2015-01-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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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1. 넓은 세상의 형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견식이 좁아 저만 잘난 줄로 아는 사람을 비꼬는 말.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고자 책을 읽고 인터넷을 뒤지고 여러 곳으로 여행을 간다. 그래서 작디작은 나라에 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더 많은 곳에 관심을 두고 여행을 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곳으로는 중국, 일본을 시작하여 동남아시아, 미국, 남미, 유럽, 호주 등 어느 곳에서도 한국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많은 곳을 여행해 보지는 않았지만 여행하면서 오지라고 불리는 곳에서도 나는 한국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문득 예전에 상하이에 살 때 지하철에서 만났던 한국 사람이 생각 났다.


그는 혼자 상하이를 여행 중이라고 했는데 이런 곳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는지, 이곳 사람들은 정말 예의가 없다는 것과 택시를 탔는데 바가지를 썼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나는 왜 이런 곳에 여행을 왔는지, 왜 이런 곳에 사는 나에게 위로를 하는지, 그리고 이런 곳이나 그런 곳(한국)이나 바가지 요금은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으나 그는 다음 정거장에서 빨리 내려야 했다. 그는 나의 도움에 고마워하며 “역시 한국 사람은 정말 최고예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가 그 후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가 조금이라도 다른 눈으로 중국을 보기를 바랐다. 그가 한국이 아닌 중국에 있다는 것, 한국인의 잣대를 버리고 여행자의 눈으로 여행했으면 했다.

아직도 여행전문사이트에 가 보면 다른 나라를 여행한 후 그 나라의 상황이나 문화를 무시하거나 모욕을 하는 댓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것들이 그가 남긴 글은 아니기를 바란다. 각 나라는 다른 문화와 관습을 가지고 살아간다. 문화의 차이에는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도 없고 우열이나 잘잘못을 가릴 수도 없다.

그러므로 여행의 목적이 단지 호텔에서 휴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여행을 가기 전에 그 나라의 문화 및 배경을 찾아 이해하는 것은 여행자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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