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지맑음 ㅣ 마지막 학기, 마지막 대학생활
2015-01-22 (목) 12:00:00
처음 상상도 하고 있지 않았던 버클리에 가게 되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편입을 하고도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버클리의 날씨는 예상보다 비가 오는 날보단 햇살이 비치는 날이 많았고 첫 1년 기숙사 생활을 다음으로 학교 가까이에 저렴한 가격에 비해 넓고 세탁기도 있는 이층집 아파트를 구해 룸메이트 동생들과 집밥을 그리워하는 낯선 생활을 하게 되었다.
편입생이라는 위치 때문에 기존 학생들과 친해지기가 쉽지도 않았고 아직도 학교에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지 못할 정도로 익숙해지기에는 나에겐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벌써 마지막 한 학기만 남았으니 최대한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다.
공부를 더 철저히 해서 학점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업을 들으면서 진정으로 그 시간에 배우는 것을 내 것으로 가져가고 더욱 감사함으로 즐겁게 배우고 싶다.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Sather tower 꼭대기, BIG C 하이킹 코스, 학교 수영장도 가보고 샌프란시스코의 구석구석도 더 돌아다녀보고 싶다. 캠퍼스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도시락도 먹다가 따스한 햇빛 아래 잔디밭 위에서 배드민턴도 쳐보고 싶다.
기노스코라는 기독교 동아리 활동도 후회 없이 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도 친해지며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학교 fitness 센터에서 근력운동도 더 꾸준히 해서 건강도 챙겨야겠다. 좀 더 주위를 둘러보고 후배들에게 밥도 사주고 요리도 해주며 챙겨주고 싶고 힘들어하거나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망설임 없이 다가가 조용히 기도해주며 힘이 되어주고 싶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남은 이 시간 동안 이곳저곳 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벤트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싶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는 캐나다에 있어서 없었고 중학교 때는 중고등학교가 합쳐진 사립학교에 다녀서 없었고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를 치느라 없었던 졸업식을 유치원 졸업식 이후로 버클리에서 하게 될 때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벅차 오를 것 같다.
끝으로는 내가 지금 이곳에 이런 글을 쓰기까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여러 사람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