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광희 기자 ㅣ 국보 1호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2015-01-14 (수) 12:00:00
국보(國寶)라 함은 무엇일까? 한자어로 풀이하면 ‘국가의 보배’라 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나라에서 지정하여 법률로 보호하는 문화유산을 일컫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보1호는 숭례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2008년 2월10일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노인에 의해 어처구니없이 600년 조선왕조의 정문 역할을 하던 국보 1호 문화재가 화재로 소실되었다.
가히 임진왜란 때도, 6.25 한국전쟁 때도 무사했던 문화재가 말이다. 물론 복원공사를 통해 다시 그 위용을 찾았으나 옛날 순도 100%의 문화재 자체 모습은 잃어버린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복원공사를 치른 숭례문이 국보1호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에 의문이 든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국보는 국가의 보배이며 국보 1호라 함은 보배 중에서도 최고의 보배로 선정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귀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마음껏 들어 마시고 있는 ‘공기’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귀한 것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어찌 보면 간단할 수 있다. 인간에게 공기가 중요하듯,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말을 하고 그 말을 글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한글’ 즉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아닐까?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선 총독부에 의해 보물1호로 지정되었다가 1955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일제 강점기에 지정된 보물을 모두 국보로 승격 지정하면서 국보 1호가 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당시 일제는 1911년 ‘조선교육령’이 공포되면서 일본어가 국어로 한국어는 조선어가 되어 버린 후 1931년 만주사변 이후 내선일체화론이 등장하면서 조선어에 대한 말살정책이 꿈틀거리고 있던 때라서 훈민정음이 절대 보물1호로 지정될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 아직까지도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한글을 만든 이유와 한글의 사용법을 설명해 놓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국보 70호에 머물러 있는 이유이다.
물론 나라의 보물들에 대해 번호를 매겨 순서를 정하는 것도 그렇지만 어찌됐던 유네스코도 인정한 세계적인 보물 ‘훈민정음’이 국보 1호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