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로-울리 박용민씨, 맥주 훔친 10대 쫓아가다 치어
8일 오전 11시 타코마 성당서 장례미사
워싱턴주 한인 여성 그로서리 업주가 절도범을 잡기 위해 쫓아가다가 차에 치어 사망해 한인사회에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경찰에 따르면 스캐짓 밸리 시드로-울리에서 ‘제임스 마켓’그로서리를 운영하는 박용민(영어이름 소피아 박ㆍ59)씨가 지난 2일 오후 9시30분께 절도범이 몰고 달아나던 차량에 치어 끌려가다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 중 숨졌다.
경찰이 공개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박씨는 빨간 셔츠에 야구 모자를 쓴 10대 남자가 들어와 맥주 2박스를 들고 계산하지 않은 채 달아나자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던 남자 조카와 함께 그를 잡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달아난 범인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SUV 차량 안으로 뛰어 들었고, 조카와 박씨가 용의자를 잡기 위해 차로 달려드는 순간 차가 그대로 달아나면서 박씨와 조카를 쳤다. 조카는 넘어져 부상을 당했고, 박씨는 차량에 깔려 끌려가면서 크게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박씨를 마운트 버논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하는 도중 그녀는 사망했고, 조카는 치료를 받은 후 다음날 퇴원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SUV 차량을 운전했던 매튜 토빈(19)을 마운트 버논에 있는 그의 집에서 사건 다음날인 3일 밤 체포했다. 또 SUV 차량에 타고 있었던 10대 소녀도 공범으로 붙잡아 조사하는 한편 맥주를 훔쳐 달아났던 절도범과 차량에 타고 있었던 또 다른 공범 한 명을 수배한 뒤 검거에 나섰다.
박씨는 남편 제임스 박씨와 함께 시드로-울리에서 이 가게를 10년 가까이 운영해왔으며 사건이 발생한 날 남편은 한국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코마 한인성당에 출석하며 총무직을 맡아 신실한 신앙생활을 해왔으며, 주류사회 고객들에게도 인자하게 대해 인기가 많았던 박씨가 불의의 사고로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가게 앞에 꽃다발과 카드 등이 수북이 쌓이는 등 주민들의 애도의 물결이 넘치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10년 11월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 부인의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시애틀로 귀환한 남편 박씨 등 가족은 오는 8일 오전 11시 타코마 한인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르기로 했다.
한편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협회(회장 고경호)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박씨 가족을 위해 성금 모금 운동에 나섰으며, 올해 처음 회원 상조기금으로 만든 ‘엔젤펀드’를 통해 3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