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DC시장, 연임에‘빨간불’
2014-03-11 (화)
각종 불법선거자금 제공 혐의로 지난 수년간 조사를 받아오다 연방검찰에 기소된 워싱턴 DC의 유명사업가 제프리 톰슨이 10일, 연방재판소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따라, 톰슨의 불법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빈센트 그레이 시장은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도덕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제프리 톰슨은 DC지역의 회계법인 및 건강보험회사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명사업가로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부터 지역 시의원선거까지 수십명에 달하는 정치인들에게 수백만 달러규모의 선거자금을 제공해왔다. 이 중 연방검찰이 기소한 200만 달러 상당의 불법선거자금 공여 혐의에는 2010년의 워싱턴 DC 선거 및 시의회 의원 선거등이 포함돼 있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톰슨은 법이 허용한 선거후원금 상한선을 피하기 위해 수십명의 허위 후원자 명의로 빈센트 그레이 당시 시장후보와 7명의 시의원 후보들에게 수십만달러 규모의 후원금을 제공했다. 제프리 톰슨은 이같은 행위에대해 “선거결과에 따라 예상됐던 정치적 보복을 대비하기 위한 사업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검찰은 지난 3년간 톰슨을 기소하기 위한 준비를 치밀하게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톰슨과 함께 불법선거자금 제공 혐의로 7명의 다른 용의자들이 지난 2년동안 차례로 기소돼 모두 ‘유죄’인정을 해 톰슨을 궁지로 몰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지난 수년간 변호팀을 통해 검찰측의 조사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톰슨과 변호인단은 최근 몇주간 연방검찰측과 처벌수위를 낮추기 위한 모종의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의 유죄인정으로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것은 빈센트 그레이 시장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검찰측은 기소장에서 그레이 시장이 톰슨의 불법선거자금 제공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처음으로 언급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레이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검찰측의 발표에 대해 “충격적”이고 “완전히 날조됐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레이 시장은 사실상 워싱턴 DC 시장 선거의 승자를 가늠하게 하는 4월1일 민주당 경선을 앞둔 상태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의 민주당원들이 그레이 시장의 불법선거자금 관련 혐의가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