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방울뱀’ 번호판 유행
2013-12-28 (토)
꽈리를 튼 뱀 그림 밑에 ‘나를 건드리지 마 (Dont Tread on Me)’라는 문구가 적힌 ‘가스덴 깃발’을 모티브로 한 자동차 번호판이 버지니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버지니아 주는 일반 자동차 번호판 이외에 200여가지의 특수 디자인이 인쇄된 번호판들을 승인해 판매하고 있는데 ‘가스덴 깃발’ 번호판은 지난 2011년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특히 ‘가스덴 깃발’ 번호판은 공화당 티파티 운동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 현재 버지니아주 등록 차량 중 2만1,800대에 부착되어 있는 상태이다.
독립전쟁의 영웅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가스덴이 처음 만들어 자신의 군대에 사용한 이후 미국 해병대의 초창기 문장으로 쓰이기도 한 이 깃발은 남북전쟁(1861-1865) 당시 남부군의 여러 부대가 사용했다. 남부 특유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이 깃발은 그 정치적 의미로 인해 뉴욕을 포함한 일부 주의 정부 청사 등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미국 독립의 아버지 벤쟈민 프랭클린은 1755년 펜실베니아 저널에 개재한 유명한 칼럼을 통해 방울뱀의 의미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방울뱀은 “눈꺼풀이 없어 잠들지 않는 불침번의 표상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선제공격하지 않으나 싸움이 벌어지면 절대 항복하지 않는 용기의 상징”이라고 칭송했다. “방울을 울려 적에게도 관대한 경고를 하지만 독이 든 이빨로 작지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방울뱀을 독립전쟁의 상징으로 만든 벤쟈민 프랭클린이 현시대의 공화당 티파티 운동을 과연 어떤 식으로 바라볼 지 모르겠다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비꼬고 있다.
<박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