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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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이젠 대세?

2013-11-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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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워싱턴 일원은 물론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연방의회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 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자 이젠 지역 정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쪽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워싱턴 DC가 현재 최저 임금 인상을 적극 논의하고 있는 지역 정부들. 임금 인상 계획에 대해 노동조합들이 적극 환영을 표시하고 있으나 같은 직종에 근무하면서도 지역에 따라 임금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기면 혼란이 야기된다고 반대하는 그룹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DC 시의회의 필 멘델슨 의장(민주)은 “연방 의회에 맡겨 놓으면 실제 근로자들이 바라는 수준으로 임금이 절대 인상될 수 없다”며 각 지역 정부들이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DC는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을 2016년부터 11.50달러로 올리는 안을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몽고메리 카운티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는 벌써 최저 임금 인상안을 통과시켜 2017년부터 시간당 11.50달러로 못을 박았다. 이 액수는 미국 전체에서 현재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샌프란시스코가 10.55달러, 뉴 멕시코 주의 산타페가 10.51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주의 시애틀·타코마 지역은 올해 시간 당 최저 15달러를 지급하는 안을 주민 투표에 붙였으며 현재 재검표를 하고 있어 결과가 확실치 않은 상황. 만일 통과되면 2014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시애틀-타코마 공항의 직원과 식당 종업원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는 특수성은 있다.
다른 지역의 임금 인상 추세를 보면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시간 당 10달러를 최저 임금으로 하는 안을 통과시켰으며 뉴저지주도 시간 당 8.25달러가 내년부터 적용된다.
메릴랜드주는 올해 시간 당 임금을 2015년부터 최저 10달러로 올리는 안을 논의했으나 소매업자들과 고용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최저 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 싸움도 만만치 않다.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입장을 보여 온 민주당은 당연히 인상을 적극 지지하면서 공화당을 큰 기업만 챙기는 당으로 비난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교황이 잘 규제되지 않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경고를 내놓는 등 부자와 빈자 간의 갈등이 더 이상 무시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공감이 확산되면서 보수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여러 주에서도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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