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교수,‘북:소리’행사서 한글의 장단점 정리
“자녀들 한글 깨치게 한 뒤 무조건 많이 읽게 해야”
워싱턴대학(UW) 한국학 도서관이 지난 12일 다섯 번째 마련한 ‘북:소리(Book Sori)’는 우리 글자인 한글의 장단점을 정리해보는 자리였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UW에서 언어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UW에서 18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수희 교수는 이날 ‘누구나 아는 한글, 아무도 모르는 한글’이란 주제로 한글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인들의 교양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면서 UW 한국학 도서관에서 더 넓은 장소인 앨런 도서관 오디토리엄으로 자리를 옮겨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김 교수는 한의사인 김명호씨가 쓴 <한글을 만드는 원리>란 책을 참고서적으로 올렸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한 한글에 대한 이해와 오해 등을 다뤘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세계가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해례본에서‘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요,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말하듯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결합에다 지정된 음소로 그대로 읽으면 되기 때문에 익히기가 쉽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문맹률은 1.7%에 불과하다. 미국 문맹률이 21~23%인 점을 고려하면 한글은 그만큼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글은 1만1,172가지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으며 자음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 따 만들어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수많은 한글의 장점과 함께 결정적인 단점을 지적했다. ‘글을 읽을 줄 아는데 뭘 읽는 줄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등지의 동포 자녀들은 한글을 읽을 줄도, 발음대로 쓸 줄도 알지만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고, 정확한 어휘를 몰라 쓸 때도 틀리기 일쑤이라며 이점이 바로 한글교육의 ‘도전’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렇지만 자녀들에게 한글을 무조건 깨치도록 한 뒤 한국어 책을 많이 읽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읽고 쓸 줄 알면 추후에 틀린 것은 고치면 되기 때문이다.
매달 ‘북:소리’행사를 주관하는 UW 한국학 도서관의 이효경 사서는 앞으로도 자유롭고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라며 “다음달에는 조해진 작가를 초청하는 특별 행사를 갖는다”고 귀띔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