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8년 해로 노부부 손잡고 함께 숨져

2013-10-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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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할아버지, 88세 할머니 스포켄 인근서 교통사고
순찰대원, “좀체 보기 어려운 감동적 장면”

보통사람의 한 평생에 해당하는 68년을 해로한 노부부가 교통사고로 함께 숨졌다. 경찰은 노부부가 차 안에서 서로 손을 꼭 잡고 하늘나라로 갔다고 전했다.

스포켄 동북쪽 2번 국도에 연한 소읍 채타로이에서 농장을 경영하며 45년을 살아온 플로이드 노드하겐(92) 할아버지와 마가렛(88) 할머니는 일요일이었던 13일 밤 함께 차를 타고 외출했다가 뉴포트 하이웨이에서 픽업트럭과 충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현장을 수습한 주 순찰대의 랍 스펜서 대원은 “교통사고 처리가 내 본업이지만 이런 장면은 좀체 보기 어렵다”며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 할머니가 생존한 줄 알고 “할아버지를 차에서 나오시도록 도와드릴테니 그 손을 놓으세요”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노드하겐 부부의 친구인 브릿치스 피덴은 비보를 전해 듣고 “사고 전에 손을 잡았는지, 사고 후에 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 분들은 언제나 서로 손을 잡고 있었으므로 우리 기억 속에 그런 부부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부부의 낙농장 일을 수시로 도와줬다는 피덴은 노드하겐 할아버지가 젖소들을 애완동물처럼 사랑했다고 회상했다. 할아버지는 부인이 젊었을 때 대단한 미인이었다고 이웃들에게 자랑을 늘어놨었고, 부인은 기력이 쇠잔해진 남편을 도와 잔디깎기 기계를 함께 밀었다고 피덴은 덧붙였다.

그는 할아버지가 밤길을 운전하며 돌진해 오는 픽업트럭의 속도를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그가 고령이기 때문에 사고를 냈다고 단정하는 건 성급하다. 그런 실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그 사고가 치명적이었다는 게 가슴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노드하겐 부부의 차를 옆에서 들이받은 픽업트럭의 운전자와 승객은 별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7월 결혼 68주년을 맞은 노드하겐 부부는 4명의 자녀와 11명의 손자손녀 및 23명의 증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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