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에서 이삼년쯤 모자라게 이 동네에 살면서 꼭 가봐야 되겠다고 다짐을 굳게 한곳이 한군데 있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못 가보았다. 결국 금년 가을이 내년 가을이 되고 내년은 후년이 되고 다음은 또 그 다음이 되고, 이렇게 반복하는 동안 세월은 마냥 쉬지 않고 훨훨 날기만 했나보다.
지난 11월 21일 미연방 내무장관 Ken Salazar 씨가 샌프란시스코 북방 약 40마일 지점에 위치한 Point Reyes National Seashore 에 위치한 굴 농장을 방문했다.
그에게는 이 굴 농장을 운영하는 Drake Bay Oyster Company 와 이곳 해안을 관리하는 National Park Service 이렇게 둘 중 누군가의 손을 하나 들어주어야할 중대한 사명을 갖고 저 멀리 워싱턴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미국 서해안 해양환경 복구를 주장하는 한쪽과 40년 이상 아무 탈 없이 운영되어온 굴 농장을 계속 하겠다는 한쪽의 팽팽한 양편의 주장을 직접 귀로 듣고 눈으로 보겠다고 달려온 것이다.
Punto de los Reyes,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스페인 탐험가 Sebastian Vizcaino 가 처음으로 아름다운 이곳 해안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영어로는 King’s Point. 1603년 1월 6일 그의 배 Capitana 를 이곳에 처음 정박 했을 때 이곳에는 약 3,000 명 의 Coastal Miwok 원주민이 이곳 바다에 풍부한 생선과 게 조개, 그리고 육지에서는 사슴, 곰 등으로 생활하던 시절이었다.
장관이 직접 찾아오게 된 이 문제에는 찬반에 가담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의 위력도 볼만했다. 다이안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 의원은 National Parks Service 의 결정은 불충분한 연구 자료에 기준을 둔 잘못된 결론이라고 굴 농장의 손을 들어 주었고 반면 바바라 박서 연방 상원 의원은 그 반대에서 이는 과학적인 연구와 법에 기준해서 나온 옳은 결정이라고 굴 농장 폐쇄 편에 가담했다.
그리고 드디어 Salazar 장관의 결정이 11월 29일 떨어졌다. 40년간의 리스가 끝나는 2012년 11월 30일을 기해서 미연방정부가 소유한 이 해안 땅에 더 이상 리스의 연장은 없다고 Salazar 장관은 선언했다.
다이안 파인스타인 상원 의원은 대단한 실망을 표시했고 The Sierra Club, the National Wildlife Federation 그리고 The National Parks Conservation Association 등 세 곳 환경 그룹들은 Salazar 장관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것은 미연방정부가 대중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는 결정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연환경 보호냐 아니면 생계를 좌우하는 기업이냐의 숙명적인 양자 대결에서 패배한 이곳 굴 농장에서는 더 이상 굴이 나오지 않게 된다. 이 농장에서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 굴 수요량 40%를 공급하고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충족해주는 북가주 지역 많은 식당들은 이제 더 이상 현지생산 굴로 이들의 식욕을 해결해 줄 수도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를 예측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농장을 운영하는 회사의 경제적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밥줄이 끊어진 30여 종업원들의 앞길 또한 막막할 것이다. 이제 리스가 끝나는 11월 30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이 굴 농장은 해체 되어야한다.
여기였다.
그토록 가보아야 되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던 Point Reyes 굴 농장이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뭐 하늘이 무너지는 그런 아쉬움은 아니지만 두어 시간이면 갈수 있었던 곳을 미루다 끝내는 영원히 못 간다는 게 약간 화가 난다.
이제 Drake Estero 라고 알려진 이곳의 하구는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아니 되돌아 온다? 더러운 인간들의 때 묻은 손에서 완전 해방이 된다. 그럴까?
400여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Miwok 주민들을 먹여 살렸던 그때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 오는 건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