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해 보여도 바른 일이면 꼭 해야 한다”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내인 미셀 오바마의 연설은 장애인의 인권을 찾아볼 수 없었던 필리핀의 사깅안 빈민촌 기적을 떠올린다.
대학원 가을학기 시작으로 바쁘게 지내던 나에게 마틴 선교사님께서 현재 사깅안 빈민촌 조이장애학교 앞 공터에 건물허가가 났다는 너무나 놀랍고 신나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이것은 마치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무허가 지역인 그곳에 건물허가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지난 몇년간 다른 이들이 여러 차례 그 공터 위에 무허가 건물을 세웠으나 그때마다 관공서 직원들이 나와서 공사중인 건물을 부숴버렸다.
현재 수백명의 사깅안 빈민촌에 단하나뿐인 조이장애학교는 겨우 8평 정도의 방 하나뿐으로, 빈민촌에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이나 관련된 서비스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필리핀의 상위층 장애인들은 이미 장애신분증을 발급받아 공공연하게 공공서비스를 받고 있으나, 이곳에서는 그런 장애신분증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그 공터 위에 건물을 세우는 것은 장애인들을 포함한 사깅안 지역주민들의 교육 및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넘칠 듯 밀려드는 아이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집이 없어 이곳저곳에서 기숙하고 있는 현지인 스탭들에게 합숙소를 제공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불가능하다는 그 일을 놓고 우리 팀은 절실히 기도를 했다.
남편과 나, 마틴과 팀 선교사님, 현지인 조스탭들, 미국 선교대원들 모두는 간절하며 단호한 각오로 필리핀의 장애국 (National Council on Disability Affairs)을 찾아갔다.
휠체어를 타고 우리를 만나러나온 책임자는 놀랍게도 그날이 본인의 첫출근 아침이라며 우리를 맞이했다. 내가 미국 장애인법과 서비스들에 대해서, 마틴 선교사님은 사깅안의 실제 상황을, 남편은 우리 방문의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경청하던 그분은 우리들의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두가지를 약속했다. 사깅안 빈민촌 장애인들도 장애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과 그 공터 위에 건물허가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장애국은 무허가 지역 담당 관공서인 수도국을 거치지 않고 장애시설의 허가를 내줄 수 있는 특별권한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약속이 현실적으로 지켜질까 의구심은 있었지만 계속 기도를 하며 소망을 가졌다.
그리고 두달이 지난 지금, 그 공터에 공사가 진행중이며 동사무소를 통해 사깅안 빈민촌 장애인들이 장애증을 발급받고 있다.
“불가능해 보여도 바른 일이면 꼭 해야 한다.” 올 선교를 통해 실감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