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배아람 l 사랑의 집짓기

2012-09-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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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go Ministries는 멕시코 지역에 집짓기, 어린이, 고아원, 구제 등의 사역을 해오고 있는 선교단체이다.

작년에 이어 우리 가족은 13명의 집짓기 사역팀과 17명의 어린이 사역팀으로 구성된 단기선교팀의 일원으로 멕시코 로사리토에 다녀왔다.

시내 중심가는 여느 대도시 못지않게 화려했으나 우리 사역지인 로사리토의 달동네 마을은 수도가 공급되지 않으며 길이 닦여 있지 않아 온 마을이 먼지투성이인 데다가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멀리서 바라보면 그 옛날 서울의 난지도를 연상케 하는 마을이다.


우리팀의 미션은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판자집에서 여섯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 가정에 집을 지어주는 것이다.

남자분들이 집의 틀을 만들고 골격을 세우는 동안 나를 포함한 여자들은 외관벽으로 세울 합판에 페인트를 칠했다.

여섯 아이들 중 위로 큰 언니 두 명은 흐릿하다 못해 눈이 다 어지러울 지경인 T.V 채널을 돌리며 오전 시간을 허비하고 있고, 꼬마 네 명은 새로 생길 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아니면 저 사람들이 누구길래 우리집을 지어주나 하는 호기심 때문인지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서 있다.

너무 열심을 내었는지 첫날 분량의 페인트가 오전에 마쳐져서 오후엔 지역교회에서 열리는 어린이사역팀 현장을 찾았다.

일명 VBS(Vacation Bible School)라 하여 현지 어린이들에게 성경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게임과 스포츠도 한다. 어린이팀은 준비해간 내용들을 통역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거나 더듬거리는 스패니쉬로 진행을 하고 있었다.

둘째날의 가장 큰 복병은 지붕이었다. 전기공사는 우리 팀 중 전문인이 계셔 수월했는데 지붕공사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들 북가주에서 말끔하던 분들인데 막노동판에서 일당벌이 하는 분들로 변하는 모습들이 신선했다.

황금 같은 노동절 휴일을 반납하고 점심 휴식, 수박 휴식 말고는 땡볕에서 쉬지 않고 일했는데도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이 없고 서로 세워주는 격려의 말들이 오고갔다. 그래서 즐거웠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와서 사서 고생을 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렇게 우리를 기쁘게 하는지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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