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조은미 l 남편의 맹활약
2012-08-30 (목) 12:00:00
아침 일찍부터 계획에 없던 필리핀 현지사역자들과 선교대원들을 대상으로 교수법 강의를 하느라 옆에 남편이 없었다는 사실을 점심시간까지 몰랐다. 막 점심을 먹으려는데 남편이 밝게 상기된 얼굴로 한 남자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 윗동네까지 원정갔었다며 그곳에서 만난 그를 소개한 뒤 남편은 그와 점심을 나누어 먹었다.
남편은 사깅안의 빈민촌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에 만연한 가난의 주원인이 아버지들에게 있음을 알고 그 문제를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곳 남자들은 주로 노동을 하는데 대부분 일이 없어 웃통을 벗은 채 하루종일 술에 취해 골목골목 그리고 길가에 모여 앉아 크게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런 남자들 사이로 술도 마시지 않는 남편이 들어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대화를 이어가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골목과 길가에서 그렇게 시작된 친분은 남편을 그들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주어, 함께 밥도 먹고, 나중에는 아예 사진기를 가지고 각 가정을 방문,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사진사가 되었다.
그런 남편을 지켜보시던 마틴 선교사님이 아버지들만을 위한 Father’s Assembly를 시작하자고 권유하셨다. 첫번째 Father’s Assembly는 학교 앞 공터에서 남편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약 200명 가량의 지역주민들이 그 공터에 빽빽하게 모였고, 앞줄에 앉은 남자들 대부분은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Father’s Assembly가 아버지 대상 영어성경공부로 진행되다가 선교사역이 끝날 무렵 조이장애학교 안에서 실시했을 때는 놀라운 결실로 우리 모두를 기쁘게 했다. 마지막 Father’s Assembly 때는 남편과 친분을 쌓은 많은 아버지들이 단정한 모습으로 참여했고, 남편은 밤을 새며 정성껏 준비한 PPT와 영상자료로 진행을 했다.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좋은 아버지와 좋은 남편되기" 방법을 중점적으로 나누며, 준비해간 성경책을 함께 읽고 나누어 주었다. 그 밤에 참여한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하나님을 영접하여 가정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겠다고 약속하였다.
그곳 빈민촌 아버지들을 위한 “좋은 아버지교실” 및 “영어성경공부”로 맹활약을 하며 우리 전체에게 모범을 보여준 남편, 내눈에도 이렇게 예쁜데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예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