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나효신(작곡가) l 민요 배우기(Folk Song Study)

2012-08-30 (목) 12:00:00
크게 작게
나는 여러 지역의 민요 감상하기를 즐기는데(이를테면 한국, 일본, 티벳, 파키스탄, 미국 등의 민요) 여러 해 전에 한국, 일본, 미국 친구들이 민요를 함께 기악곡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내가 우리집으로 이들을 초대하여 서로의 민요를 배우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모여서 노래를 해 봤고(발음이 좀 시원찮으면 어떤가!) 여러 가지 다른 악기로 연주를 해 보았다.

이렇게 모여서 음악을 만들어 보다가 2004년에 나는 한국과 일본의 민요를 각각 하나씩 한국의 악기 2개(피리, 장고)와 일본의 악기 2개(샤미센, 고토)를 위한 4중주곡으로 편곡했다.


요즘 나는 올가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을 하기 위하여 다시 한국과 일본의 음악가들과 함께 민요 몇 개를 이중주와 삼중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작곡가(나 자신) 한 사람이 연주자들의 몫을 모두 결정하는 방식 대신, 연주자들과 작곡가가 함께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는 공동 작업을 통해서 기악곡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이런 작업을 해 왔던 나는 어느 특정 문화권 혹은 지역의 음악을 알고자 할 적에 그 지역의 민요를 우선 배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음악들이 가진 차이점은 – 이를테면, 민속음악과 정악(한국의 경우)의 차이나 민속음악과 고전음악(서양의 경우)의 차이 – 흥미를 자아낸다. 민요를 들을 적에 사람들은 단박에 공감한다.

특정 민요의 정체성이 비롯된 바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반면, 정악 혹은 서양의 고전 음악은 아무리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라 할지라도 대개의 경우에 여러 번 되풀이하여 들어야 이해를 하게 된다.

다른 문화권의 민요를 연주할 적에 나는 그 음악에 대해 단정짓는 것을 보류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노래를 배울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악기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

재미난 것은 몇몇 한국 전통 악기 연주자들이 내게 우리 음악이 최고이기 때문에 한국 음악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음악을 모른다면 무슨 수로 내 음악이 최고인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