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필리핀에서의 장애선교사역이 더욱 소중함은 그동안 뒤에서만 도와주던 남편이 현지사역에 직접 참여해 많은 대화와 체험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얻은 교훈들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6월 24일, 우리 부부는 미국 조이장애선교센터 봉사자들인 대학/원생들과 함께 필리핀 Quizon City 내 사깅안 (Sagingan, 바바나 마을이라는 뜻) 빈민촌을 향했고, 25일 한밤중 필리핀의 Ninoye Aquino 국제공항은 숨이 막힐 듯한 열대성 우기의 습한 공기로 우리를 반겼다.
26일 새벽, 숙소가 있는 주변을 살펴보고자 아침산책을 나갔다. 만나는 지역주민들에게 공부해간 타갈로그로 MagandaWoomaga(좋은 아침)라고 인사를 할 때마다 예외없이 상냥하게 회답해주는 그들 덕분에 그곳에서의 첫인상은 새벽햇살 같았다.
교사와 시설부족으로 필리핀 공립학교들이 2부제로 운영되기에 그 새벽에도 교복입고 학교가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이했다.
오늘 일정은 필리핀 조이의 현지인교사(Brother Mark), 여목사(Pastora Agnes), 일곱명의 스탭들과 인사를 나눈 뒤, 쉼터(학교 앞 빈터)와 학교 주변에 나와 있는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것이다.
왜소해서 마치 초/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현지인 스탭들이 대부분 스무살이 넘었고 결혼해 아이까지 있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돌아본 판자촌 주거환경은 더욱 놀라왔다. 노천 하수구와 판자촌 쓰레기더미에서 나오는 썩은 냄새, 5-15명의 가족이 살고 있는 2평도 채 안돼 보이는 하꼬방들, 목욕탕이나 부엌은 보이지 않았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눕혔을 때, 하루종일 만났던 이들로부터 받은 이곳에서의 첫인상이 마치 새벽에 본 햇살로 다가왔다.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그리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들만의 삶의 여유를 궁금해하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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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미씨는 새크라멘토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cramento) 특수교육학과 교수이자 캘리포니아주 교육부 특수교육 전문상담가이다. 또한 미국 학습장애 협의회와 조이장애인 선교센터 전문이사, 한마음회 설립 운영자이며 재미한국학교협의회 교사연수 상설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