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진ㅣ세월을 간직한 책

2012-07-2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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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작아서/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조각이/왜 이리 정다울까/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몽땅 주기만 하고/아프게 잘려 왔구나/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묵묵히 아프고 싶다.

이해인 수녀의 “몽땅 연필”이다. 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고귀한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변하지 않고 처음의 가치를 고스란히 품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에 대한 얘기…

2009년 1월에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성경책을 선물로 주셨다. 너무나 귀한 선물이었다. 특별한 선물이라는 마음만 있었지 헌책을 왜 주셨을까 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들의 행위 뒤에 있는 생각, 즉 행동 뒤에 있는 동기에 있음을 알게 되면서 헌책 속에 담겨있는 그 분의 마음을 읽어보기로 했다. 헌책 속에는 새 책이 지니지 못한 시간이 묻어 있다.

그 사람의 관심이 들어있다. 밑줄이라도 그어져 있으면 그 곳을 읽고 또 읽으며 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해 나간다. 그 시간을 함께 읽고, 세월이 묻어있는 흔적을 좇아 그 분의 마음을 읽는다. 사랑을 느낀다. 그 분의 시선이 머물렀던 곳, 그 분의 눈물이, 기쁨이, 감사함이…녹아져 있는 한 줄 한 줄을 소중히 읽으며 나도 나의 눈물을, 기쁨을, 감사함을 그 위에 기록한다.

인간은 미지의 세계가 궁금해서 그칠 줄 모르는 의문으로 탐구하고 연구하다가 그 생각이 하나님께 이르게 되면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지성은 하나님의 무한하심에 절대로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희생시키고 자기를 높이려는 우리의 죄 된 모습을 성경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오신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충분하고 강력하게 증거되고 있다.

참혹한 죽음이 끝이 아니라 부활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자세히 기록되어있다. 그 사실에 대해 우리는 자신을 낮추고, 굴복하며 우리의 마음, 생각, 의지, 삶을 개인적으로 드리며 깊이 신뢰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위해 묵묵히 아프다가 가신 그 분을 만나야 할 것이다. 나는 이제 인간의 최고의 복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개인적인 관계를 갖는 것임을 안다. 그리고 비로소 선물의 의미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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