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진ㅣ공동체가 하는 일

2012-07-09 (월) 12:00:00
크게 작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정이라는 공동체에 자동으로 소속된다. 커가면서 새로운 공동체로 들어가고 계속해서 그 영역을 넓혀 나간다.

공동체마다 그 성격이 다르고 하는 일이나 주어진 역할이 달라지지만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를 원하고 공동체에게 유익이 되는 사람이고 싶어한다. 또한 공동체를 통한 소속감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을 누리며 그 속에서 위로와 친근함과 끈끈한 무엇인가를 느끼고 싶어한다.

이렇게 평온한 마음으로 생활하다가 공동체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어떠한 요소나 사람이 생긴다면 불안해하며 어떤 식으로든지 바로잡아 빨리 예전의 평온한 상태로 돌려놓기를 모두가 바란다. 또한 예기치 못한 누명으로 부당하게 나를 대하는 사람들, 누군가의 시기나 오해로 찾아오는 공동체 속에서의 따돌림으로 인해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심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에도 그런 나를 자책하며 또 그렇게 만든 누군가를 미워할지라도 떠나기 힘든 곳이 공동체인 것이다.


나를 내려놓기 시작하면 그다지 억울할 것도 없이 시간은 진실을 서서히 말해 줄 때도 많다. 나도 모르는 새 누군가도 나를 그렇게 참아주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나를 내세우고 내 의견만 존중되고 내가 제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공동체란 늘 자기 취향대로 맞춰줘야 하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겠지만 나의 약함을 알고 그것을 고백하며 위로받고 위로해주고 채워주고 다 잘되기를 바라는 누군가에게 공동체란 삶의 이유이고 내가 거기에 속해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억울하다, 무시당한다…등등 서글픈 일을 만날지라도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도 분명히 있다.

삶을 진지하게 재조명하며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내가 공동체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찾고 또 그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을 도와 주면서 반드시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노력하므로 더욱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가는 우리가 된다는 유익이 있다.

아픔이 결코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기쁨이 나만의 기쁨으로 제한되지 않으며 분노할 일에도 웃을 수 있음은 눈 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떠오르는 우리에게 사랑하는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다. 각자에게는 각자가 잘 하는 것이 있다. 그것에 충실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나 때문에 남이 잘 되어갈 때 느끼는 그 기쁨을 만끽하며 더욱 그리하는 우리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