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로 가는 빈센트 (Vincent Wants to Sea)
마리와 빈센트와 알렉산더가 알프스 언덕을 달리고 있다.
★★★
육체와 영혼에 모두 상처를 입은 세 명의 젊은 남녀가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겪는 새로운 경험과 우정과 사랑을 그린 로드 무비이자 드라메디로 센티멘털할 수도 있는 내용을 과도한 감정을 자제해 가면서 사실적인 것으로 진지하게 서술한 독일영화다.
각본과 연기와 연출이 모두 고루 잘 조화된 소품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모두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희화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려 이들과 이들이 하는 엉뚱한 일까지도 마음에 와 닿는다.
20대의 빈센트(플로리안 다비드 피츠-각본 겸)는 자주 육체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면서 본의 아니게 욕설과 상소리를 내뱉는 투렛증후군 환자. 그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정치가인 아버지 로베르트(하이노 페르히)가 아들을 돌보게 되나 로베르트는 곧 치를 선거에 너무 바빠 빈센트를 분노조절이 잘 안 되는 여의사 로즈(카타리나 뮐러-엘마우)가 운영하는 치료소에 맡긴다.
여기서 빈센트는 거식증자로 대마초를 즐기는 외향적인 마리(카롤리네 헤르후르트)와 매사에 신경과민인 알렉산더(요하네스 알마이어)와 친해진다. 그런데 마리는 빈센트를 좋아한다. 그리고 셋은 로즈의 차를 훔쳐 타고 요양소를 탈출, 이탈리아로 달린다. 이탈리아가 목적지가 된 것은 빈센트가 캔디통에 담긴 어머니의 유해를 바다에 뿌리기 위해서다. 나중에 이 바다가 있는 도시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신혼여행지라는 것이 밝혀진다.
셋은 절경인 알프스를(촬영이 좋다) 통과해 이탈리아로 가면서 여러 가지 해프닝을 저지르고 경험하고 또 서로 다투고 정을 맺으면서 한 동아리가 된다. 그리고 빈센트와 마리는 숲 속에서 섹스를 하는데 이 장면이 우습고도 다정하게 묘사됐다.
한편 로즈와 로베르트는 함께 차를 타고 달아난 셋의 뒤를 쫓아가는데 이 둘이 억지춘향 격으로 한 차를 타고 가면서 나누는 대사와 관계 묘사가 코믹하다. 쫓기는 자들과 쫓는 자들은 알프스 중턱에서 만나는데 여기서 빈센트 일행은 로즈의 고물차를 남겨 놓고 로베르트의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다.
마침내 빈센트 일행은 이탈리아에 도착, 바닷가로 달려간다. 그런데 이 때 마리가 쓰러진다. 영화 끝이 할리웃 식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든다. 세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들이 서로를 보조하면서 좋은 앙상블 연기를 하는데 특히 피츠의 연기가 훌륭하다. 성인용. 7일까지 뉴아트(310-281-8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