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팟홀 유감, 인생 유감

2011-02-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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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병 임(논설위원)
지난 연말부터 올 1월 사이 무지막지하게 퍼붓던 눈이 그친 후유증이 크다. 제설작업으로 인해 도로 곳곳이 파손되거나 팟홀(pot hole)로 매일 아침저녁 주행시 곡예를 한다.멀리 도로의 패인 바닥이 보이면 앞과 옆을 부지런히 살펴서 팟홀을 요리 조리 피해간다. 바닥에 닿는 드드득 쿵 하는 소리가 싫어서 미리 팟홀을 피해 가는데 그야말로 사고의 위험이 다분하다.앞에 오는 차가 왜 중앙선을 넘어 이리 오지 싶으면 어김없이 커다란 팟홀이 그 앞에 입을 떠
억 벌리고 있어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앞차가 천천히 간다 싶으면 역시 팟홀 때문이다.빠른 속도로 주행하다가 팟홀에 빠지는 사고 위험을 줄이려면 시속 20마일 이하로 서행해야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데 그러다보니 교통이 정체되고 교통사고 위험도 증가하고 기타 모든 것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는 것이 요즘 뉴욕의 실정이다.

지난 1월에 이미 SUB 차량의 그 비싼 타이어 하나가 폭설 속 팟홀에서 찢어지는 바람에 애꿎은 타이어 교체비로 몇 백달러를 날렸다. 새벽에 타이어를 갈러 가기 전까지 스페어 타이어로 운전한 밤 시간은 정말이지 두려웠다.
이번 겨울동안 타이어, 얼라인먼트, 유리창 등이 손상되어 수리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뉴욕시 감사원은 팟홀로 인해 손상을 입거나 사고가 발생한 차량 피해보상 청구를 해준다 한다.팟홀과 자동차 손상 내역을 사진으로 찍고 자동차를 견인했을 경우 견인 영수증을 같이 첨부하여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교통사고가 아닌 타이어 하나를 보상 받고자 하기에는 그 절차가 번거롭고 보상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뉴욕시 교통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눈폭풍이 몰아친 후 뉴욕 시내 도로 4만 5,000군데 팟홀이 생긴 것으로 추산하며 매일 2,000개의 구멍을 메꾸고 있다지만 아직도 팟홀은 널려있다.노벨과학상 후보자들은 무얼 하는 지, 차가운 눈과 얼음에만 반응하여 녹게 만들고 자동차와 도로는 무반응 하는 소금을 발명해야 하지 않나싶다. 염화나트륨은 눈을 녹이지만 자동차 바퀴의 힐을 녹슬게 하고 배기구, 머플러도 녹이 나게 할뿐 아니라 팟홀을 만든다.출퇴근 때마다 팟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리 한인사회도, 각 가정도 이런 팟홀을 얼
마나 많이 견뎌왔을까 싶다. 누더기처럼 깁고 구멍을 메꿔 가면서 이날까지 살아왔을 것이다.그동안 한인사회의 팟홀은 여기 저기 늘려있어 단체들간의 주도권 싸움과 감투싸움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유사단체들 간에 정통성을 주장하고 서로 비방하거나 내부 분열로 인해 폭로전, 맞소송 등 반목하는 일이 잦았다.


새해들어 뉴저지한인회에 제25대 회장이 당선, 취임하면서 16일 새 한인회관으로 이사,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업무 재개를 한다. 그동안 시끄러웠던만큼 장애요소가 많지만 뉴저지 한인 전체의 화합을 이루는데 힘쓰겠다고 한다.
16일에는 지난 4년간 3개 단체로 분열된 미동부지역 충청도민회가 전격통합을 선언하고 새회장을 선출했다. 내달 18일 충청도민회의 밤을 열며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 한다.새해들어 반가운 소식들인데, 이렇게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하여 서로 모자란 부분은 채워주면
서 함께 가야 한인사회의 발전이 있다. 가족간에도 세파에 시달리면서 서로 팟홀같은 상처가 나고, 다독거리고 메꿔가며 그런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완전히 새로 포장(pavement)하려면 도로건, 단체건, 가족이건, 돈, 힘, 시간이 엄청 많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팟홀을 메꿀 때 제 도로처럼 매끈하게, 자동차가 잘 달려갈 수 있게 탄탄하고 감쪽같이 해주기 바란다.

그러자면 상대방의 자존심이나 명예, 도덕성 같은 인신공격은 하지 않아야 구멍이 커지지 않는다. 땜방 하기에도 쉽다. 팟홀이 유감이지만 인생 유감이 안되려면 최소한의 것은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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