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 육군에 입대한 것은 1941년 9월이었다. 몇 달간 기초 훈련을 받게 되었는데 이 기초 훈련이란 다른 병사 수십 명과 촘촘히 대열을 짜서 함께 훈련장을 행군하는 것이었다. 처음 나는 이 행군 훈련이 그저 시간을 때우는 한 방법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다 같이 하나가 되어 오랫동안 뛰다보면 어느덧 모종의 감정이 솟아오르는데, 그것은 진정한 행복감이 온몸 구석구석에 퍼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커지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이었다. 집단의식에 참여함으로써, 내 몸이 전점 부풀어 오르고 그리하여 내가 실제보다 훨씬 더 커지는 듯 느껴지는 것이다. (윌리엄 맥닐의 ‘Keeping Together in Time' 중에서)
인도의 위대한 성자 썬다싱(Sundar Singh)이 심한 눈보라가 부는 날 티베트인과 함께 히말라야 산맥을 넘게 되었다. 한참 산길을 걸어가는데 눈 비탈 아래에서 의식을 잃고 신음하고 있는 한 나그네를 발견했다.
썬다싱은 티베트인에게 말했다. “이 사람을 함께 부축하여 마을로 데려가자.” 티베트인은 단호하게 말했다. “혼자서도 살아남기 어려운 형편에 남을 돕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짧은 한 마디 말을 내뱉은 티베트인은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갔다.
썬다싱은 비탈길을 돌아 내려가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나그네를 가까스로 부축하여 함께 길을 갔다. 한참을 갔을까, 저 앞에 희미하게 마을의 불빛이 보였다. “아, 이제 우리는 살았구나.” 감사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로 그 순간이다.
무엇인가 발꿈치에 뭉클하게 걸리는 한 물체가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추위에 얼어 죽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혼자서도 살아남기 어려운데 남을 어떻게 돕느냐고 먼저 갔던 티베트인이었다.
의식을 잃은 나그네를 부축하여 오느라고 썬다싱의 온 몸에는 열이 났다. 오히려 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온 몸이 더웠다. 부축을 받은 나그네도 썬다싱의 몸에서 나온 열을 받아 따뜻하게 되었다. 혹독한 히말라야 산속의 추위에서 둘 다 생존했다.
한 마리의 일꾼 개미의 수명은 1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미군집의 수명은 15년이다. 한 마리의 일꾼 개미가 분비한 페로몬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한 시간 범위 안에서 분비된 개미 50마리의 페로몬은 전체 개미 집단의 생존에 관한 중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놀라운 것은 군집에 속한 개미 하나하나가 상부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옆에 있는 이웃을 바라보고 스스로 협력적 행동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한번은 이스라엘 백성이 아말렉과 큰 전쟁을 했다. 이때 젊은 장수 여호수아가 최전선에 나가 싸움을 주도했다. 모세는 아론과 훌을 데리고 산꼭대기에 올라갔다. 싸움을 살펴보니 이스라엘이 절대 수세(守勢)였다.
모세는 그 순간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는 것이 아닌가. 그때 아론과 훌이 모세의 양편에 서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려주었다. 그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큰 승리를 거두었다.
당신은 리더인가. 언제나 뛰어난 동료 만드는 일을 힘쓰라. 로드 와그너는 말했다. “서로 신뢰하고 믿으라. 우주선에 함께 탄 승무원처럼 공동의 운명 공동체가 되어 공동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라. 서로 용서하라. 서로 경청하라 서로 도우라.” 건강한 공동체란 건강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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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