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사고 2년래 88%↑
▶ 사고빈발 LA 서부 1위
▶ “땜질식 대책만” 비판
▶ 인프라·단속 강화해야
LA 한인타운 일대에 사망자 또는 심각한 부상자가 나오는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등 지역 도로가 전보다 더 위험해진 것으로 나타나 교통안전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인타운 지역에서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운전도, 걷는 것도 겁난다”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가 반복되는 교차로에서는 임시 교통섬, 횡단보도 정비 같은 긴급 정비 조치(quick-build)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주민들은 “사고가 난 뒤에야 땜질하는 식”이라며 인프라 강화, 단속 강화, 거시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거 및 주상 복합 아파트, 오피스 건물, 스쿨존, 대중교통 탑승지, 상업 밀집 구역이 뒤엉킨 한인타운 특성상, 차량, 보행자, 자전거, 스쿠터 이용자가 동시에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낙후된 교통 인프라가 많고, 도로 설계는 차량 흐름 중심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A경찰국(LAPD) 통계에 따르면 한인타운과 인접지역 일부를 포함하는 올림픽 경찰서 관할지역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심각한 부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는 8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71건, 2023년 같은 기간의 56건과 비교해, 각각 15%, 46% 늘어난 수치다.
또한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는 15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의 10건, 2023년 같은 기간의 8건과 비교해 각각 50%, 88% 증가했다. 특히 작년 타운내 15건의 교통사고 사망 케이스 중 보행자가 사망한 경우가 절반 가량인 7건으로 보행자 안전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기간 LA시에서 사망자 발생 교통사고는 할리웃, 윌셔, 웨스트LA, 퍼시픽, 올림픽 등 LAPD 서부본부 산하 5개 경찰서 중 올림픽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가장 많았고, 심각한 부상자 발생 교통사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올림픽 경찰서 구역은 LAPD 산하 총 21개 경찰서 중 8번째로 사망자 발생 교통사고가 많았다.
뺑소니 사건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중범죄 뺑소니는 263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의 249건 대비 6%, 2023년 같은 기간의 209건 대비 26% 각각 증가한 수치였다.
작년 한인타운에서 가장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교차로는 3가와 버몬트 애비뉴가 꼽혔는데,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 이 곳에서 19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이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5년2월까지 4년간 심각한 교통사고(중상 또는 사망)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 한인타운에서 2곳이 LA 상위 20개 최고 위험 교차로에 꼽히기도 했다. 3가와 버몬트 애비뉴가 총 52건으로 LA 전체에서 8위, 웨스턴 애비뉴와 베니스 블러버드가 42건으로 13위를 각각 차지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LA 한인타운 직장으로 출근하는 40대 김모씨는 “거주하는 지역과 한인타운의 교통상황이 매우 크게 차이가 난다. 한인타운만 오면 불안하다. 특히 사고가 잦은 구간은 결국 운전자도 보행자도 서로를 못 믿게 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실제 사고 사례도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4가와 뉴햄프셔 교차로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던 9세 소년이 RV 차량에 치여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19세 형도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곳에는 교통안전을 위한 원형 교차로 사업이 오래 전부터 추진됐지만 미뤄져 온 상태였기에 시정부의 ‘늑장 행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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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