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업소 ‘상생의 지혜’ 필요
2010-07-23 (금) 12:00:00
렌트비 문제로 건물주와 갈등을 빚던 티셔츠 업소 한인업주가 건물주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은 불경기가 낳은 참극이다. 티셔츠 업계는 중국의 면화작황 악화로 원자재 값이 치솟으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티셔츠 5장을 10달러에 판매해 온 한인업주가 어떤 고통을 겪어 왔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티셔츠 업소들 뿐 아니라 많은 소매업종들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경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가 상승 등 다른 요인들이 겹치면서 생존의 끝자락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소와 건물주간에 렌트비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건물주와 업소는 갑과 을의 관계이다. 칼자루를 쥔 측은 건물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즈니스가 어려우니 렌트비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읍소해도 계약을 근거로 거부하면 속수무책이다. 업주들의 극단적인 분노는 이런 무기력감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건물주들이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물 유지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과 융자금 상환 등 지출은 그대로인데 불경기에 렌트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힘겹기는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많은 융자를 안고 건물을 구입했을 경우 렌트 수입이 감소하면 곧바로 소유권이 위협받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건물주와 조금이라도 덜 내려는 업소는 대립적으로 보이지만 넓게 보면 오히려 상생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업소의 번성과 건물주의 이익은 불가분의 연관이 있다. 그런 만큼 경기침체기에 모두의 공존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절충할 줄 아는 지혜이다.
업소는 떼쓰듯 무조건 렌트비를 깎아 달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건물주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렌트비 일부를 일시적으로 유예해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또 건물주는 “무조건 안 된다”는 경직된 태도를 버리고 업소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업소와 건물주가 상생의 정신을 잊은 채 극단적 감정대립으로 치달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를 이번 참극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