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만드는 것
2009-02-24 (화) 12:00:00
나는 때때로
방향감각을 잃고 길 위에 서있을 때가있다
내안의 길들이
하나 둘씩 유실되어가는 걸 볼 때
더 이상
누구들의 절실한 우선순위가 아님을 느낄 때
가까운 사람들에게서조차
내목소리가 자주 지워짐을 당할 때
여백의 허한 시간위에서
찻잔처럼 마주할 친구하나 얻지 못할 때
삶의 무거운 순간들을
철저히 혼자 버텨야할 때...
그럴 때마다
길을 잃고 망연히 서있을 때가있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길을 잃게 하는 것이다.
그 횟수가 늘어갈수록
기대했던 주변을 향해
원망의 촉수를 높이고
가슴에 빗금 치는 일도 늘어
길은 점점 더 갇히고
빛마저 아슴아슴 잠긴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길을 잃는 것이다
그러나
원망의 촉수를 안으로 거두고
조용히 마음을 꿇으면
어둠으로부터 다시 밝아오는
관용과 용서의 지우개가 있어
허다한 빗금들이 다 지워지고
길은 사방으로 열린다.
사랑하는 것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