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축년 춘분(己丑年 春分)

2009-02-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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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암 / 시인

버들 눈 매화봉우리
푸득푸득 깨어나는 연초록 새싹
처녀 유두처럼 피어나려는 수줍음이여!

삼라만상 침묵으로
한겨울을 끌어안고
설레임 몰고 온 초록마당에
오!
눈 속에 찬 목련화
백악관 뜰에 꽃향기 가득하고
바싹 얼어 붙은 풀잎까지도
따순 봄의 기운따라
깨어나 향기롭게 숨을 쉬네.

어린 아이에게도 파란 마음
다 자란 어른에게도 훈훈한 마음
겸손이 샘솟고
화합이 싹트는 초봄이어라.
봄바람 꽃비 불러오니
가지마다 꽃향기 가득하여
구름 걷힌 백악관
만리 하늘이 한 빛이어라.


아- 아- 산새들의
무아의 노래소리.
저 편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 독도르르…….

세상 근심 띄어 보내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산처럼 높은 아만의
황무지를
검은 소가
밭을 갈아 새로이
개척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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