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모시

2009-02-18 (수) 12:00:00
크게 작게

▶ 김경암 스님 워싱턴 보림사 주지

만물이 소생하는
새 봄 기운이 일어날 때
거룩하신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홀연히 선종에 드심이여!
소승은 삼가 고인을 그려 슬픔을 추모하며!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일찍이 성직자로 정진중
우주만유는 한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고
허리 굽은 노파에서부터
어린아이에까지
사랑스런 손길로
이끌어주신 당신은
천주님의 화신이 아닌가요?
고 김수환 추기경을
찾는 이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번뇌와 소원을
풀어가도록 꿈과 희망을
몸소 보여 주시고
사랑과 평화와 화해의
구원은 어두운 우리사회에
등불로 밝게 비추어 주셨네
청정한 당신은
소유하기보가 나눔으로
오만하기보다 겸손한
성직자로 거듭나고
격동기인 군부 독재시절에도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당신은 정의와 진실이
우리 가슴 속에 숨 쉴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일으켜 주신
정신적 지주
당시의 사랑과 나눔으로 꽃피운
자리엔 원망하기보다 감사하고
사랑받기보다 사랑하는
갸륵한 마음의 생을 통한
당신의 선종 소식을 듣고
소승은 애닯고 슬픈 이 마음
아이 되어 웁니다
맑은 영혼이여
하늘나라에 가셨다가
우리 한민족을 생각하여
건강한 몸으로
다시 오시기를 바라며
명복을 빕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