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비둘기
2009-01-02 (금) 12:00:00
어머니가 여학교 때 수 놓았던 비둘기는
내가 사물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부터
내 옆에서 모이를 쪼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갔어도
그 비둘기들은 살아남아
어린 시절 옆에서 평화를 쪼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건네준 비둘기,
그 비둘기는 태평양을 날아와
대서양 연안의 도시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쪼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고희를 넘으시고
아들은 흰 머리칼을 감출 수 없지만
비둘기는 아주 평화스러웠던
유년의 아들과 어머니의 시대
그대로 남아
날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떠나온 따스한 체온으로
내 곁에 날아와
아들의 평화를 기구(祈求)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비둘기, 나의 비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