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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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이방인지대 마르세이유

2008-01-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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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인이 3분의1 차지, 주류도 프랑스인 아닌 이탈리아와 그리스계

끝내주는 맛 브야베스

파리에서 TGV 급행열차로 3시간 20분만 내려가면 푸른 바다가 펼쳐지면서 마르세이유에 도착한다. 그런데 마르세이유에 들어서면 “여기가 프랑스 맞아?”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파리와는 너무나 다르고 북아프리카인들이 하도 많아 카사블랑카에 온 기분이다. 가톨릭이 60만명인데 비해 무슬림이 20만명이나 된다. 인구의 3분의1이 알제리와 베르베르인이며 프랑스에서 코르시카인과 아르메니안이 가장 많이 몰려 사는 곳이다. 이밖에 터키, 코모란, 중국, 월남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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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넘쳐나는 북아프리카인들. 주로 알제리 이민들이다.

주류도 프랑스인이 아니다. 이탈리아인과 그리스인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비프랑스적인 타운이고 멜팅팟의 전형이며 아프리카인들의 밀입국 관문이다. 영화 ‘프렌치 커넥션’에서 수염달린 마약조직범 알랭 샤르니에가 얼씬거리는 부둣가가 바로 마르세이유의 올드 포트 플라자다. 프랑스인들은 ‘마르세이유’라고 발음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이들은 ‘말세’ 또는 ‘막세’라고 발음한다.
‘마르세이유’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해산물 요리 ‘브야베스’(bouillabaisse)다. 이것을 먹는 것 자체가 관광이다. ‘브야베스’를 주문하면 큰 사발 그릇에 담은 생선국과 치즈를 녹인 그릇, 생마늘과 바케트 빵이 나오는데 이때 옆 사람들이 먹는 것을 커닝해가며 먹던지 부끄러워 말고 웨이터에게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봐야 한다. 치즈를 완전히 푼 다음 생마늘을 빵에 가득 발라 꾹 눌러 즙이 배이게 한 후 생선과 함께 먹는 것인데 정말 맛있다. 여기에다 마르세이유 옆 동네인 캬시스의 명물 ‘블랑 드 블랑’ 백포도주를 곁들여 먹으면 완벽하다. 만약 치즈를 제대로 풀지 않거나 마늘이 빠지면 비린내만 나는 맛없는 수프가 되어 버린다. 브야베스로 유명한 레스토랑은 올드 포트 부둣가에 줄지어 있는데 이 거리는 ‘브야베스 전쟁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심하다. 제대로 먹으려면 1인당 40달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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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늘어선 해산물 전문 브야베제 레스토랑. 좀 비싸더라도 사람이 들끓는 식당에 들어가야 제 맛이 나며 웨이터에게 브야베제 먹는 법을 묻는 것이 현명하다. 갸르디앙이라는 이 식당도 유명한 식당에 속한다. 브야베제는 마르세이유의 대명사로 쓰일 정도다.

마르세이유는 프랑스 애국가 ‘마르세예즈’로도 유명하다. 마르세예즈는 ‘마르세이유의 군가’라는 뜻으로 원래는 프랑스 혁명 때 북부의 스트라스버그 민병대를 위해 작곡된 것이었으나 마르세이유에서 올라온 혁명 의용군들이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힘차게 불러 유행시키는 바람에 ‘마르세예즈’로 통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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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이유는 범죄가 많아 순찰 경찰관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밖에 마르세이유에서 유명한 것은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다. 알레산더 듀마의 소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무대가 마르세이유이며 그가 갇혀 있던 감옥 ‘이프’섬(사진)이 바로 항구 입구에 있다. 마르세이유는 프랑스의 축구 수퍼스타 ‘지단’의 고향이기도 하다.
마르세이유와는 대조적으로 이웃에 프랑스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도시가 ‘악상 프로방스’다. ‘악상 프로방스’는 화가 폴 세잔느의 고향이며 그의 활동무대였고 이곳에 묻혀 있다. 거리마다 아름다운 분수대로 수놓아진 악상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지역의 문예 중심지로 외국 유학생들이 많이 몰려오는 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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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상 프로방스의 명소 ‘카페 뒤 갸르콩’. 폴 세잔느가 단골손님이었다.

‘악상 프로방스’의 명소는 카페 ‘뒤 갸르콩’이다. 1792년부터 영업해온 이 카페는 폴 세잔느의 근거지였고 에밀 조라, 피카소 등 예술인들이 자주 드나들어 베니스의 ‘플로란’, 파리의 ‘플로르’와 맞먹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 이 도시의 관광가이드는 박식하고 친절해 기자가 본 가이드 중 베스트라는 인상을 받았다.

테마여행 이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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