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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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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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이니 혁명겪은 이란소녀 성장기

마르젠 사트라피 자전적 흑백 만화영화
프랑스 작… 오스카 외국어상 후보 출품

프랑스의 2008년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 출품작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만화영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란계 여류 마르젠 사트라피가 호메이니 혁명 당시 겪은 자기 경험을 쓴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손으로 그린 흑백 만화영화다.
반항기 있고 독립적이며 생명력 가득한 소녀가 이슬람 혁명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묘사한 성장기로 영어 더빙.
영화는 1978년에 시작해 1990년대까지 계속된다.
똑똑하고 귀엽고 불같은 성격을 지닌 마르젠은 지적이요 창의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다. 부모는 샤정권의 독재를 증오해 호메이니의 혁명을 환영하나 뒤늦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마르젠이 사랑하고 또 성질도 똑 닮은 사람이 마르젠의 할머니. 마르젠은 할머니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마침내 혁명이 성공하고 이란은 극단적 종교의 철권통치 하에 시달리게 된다. 여자들은 두건을 써야 하고 아바와 비 지스의 노래는 금지되고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거나 처형당한다.
그리고 이란과 이라크간의 8년 전쟁이 터진다. 이런 중에도 마르젠과 그녀의 반항적인 친구들은 정부의 감시를 피해 금지곡을 틀고 춤을 추고 알콜도 마신다.
마르젠의 야생마 같은 성질을 순화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마르젠의 부모는 딸이 14세가 됐을 때 그녀를 비엔나로 유학을 보낸다. 그리고 마르젠은 이국땅에서 온갖 경험을 하면서 훌륭한 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PG-13. 랜드마크(310-281-8233), 뮤직홀(310-274-6869), 모니카(310-394-9741), 타운센터(818-981-9811), 웨스트팍 8(949-622-8609).


‘워터 호스’(The Water Horse)

괴물 크루조와 친구가 된 소년
‘E.T.’류 모험있는 코미디 드라마

‘심연의 전설’(Legend of Deep)이라는 부제가 달린 온 가족용 할러데이 시즌 영화로 ‘소년과 야수’의 이야기. 컴퓨터 특수효과가 큰 구실을 하는 ‘E.T.’ 종류의 영화로 모험이 있는 코미디 드라마다.
스코틀랜드의 로호 네스의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는데 촬영, 연기, 내용 등이 모두 즐길 만하다.
2차 대전 때 스코틀랜드. 로호 네스 호숫가에서 엄격한 어머니 앤(에밀리 왓슨)과 누나와 함께 사는 고독한 소년 앵거스는 어느 날 호숫가에서 돌들이 박혀 있는 이상한 물체를 발견 집으로 가져온다.
그런데 이 물체에서 보라색의 아기 공룡 닮은 괴생물이 알을 깨고 나온다. 앵거스는 이 말 코와 슈렉의 귀 그리고 갈퀴가 있는 발을 한 괴물에 크루조라는 이름을 붙인 뒤 어머니 몰래 욕조에서 키운다.
앵거스의 집에는 영국군들이 나치 남수함의 접근을 막는다는 이유로 유숙하고 있는데 앤은 잘 생겼으나 점잖 빼는 지휘관에게 꼬리를 흔든다. 앵거스의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전사했다.
한편 앵거스를 도와 크루조를 몰래 키우는 사람은 술꾼 잡역부로 그는 혁혁한 전공이 있는 군인 출신이다.
크루조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 도저히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가 없게 되자 앵거스는 크루조를 호수로 되돌려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크루조가 호수에 거처를 정한 뒤에도 앵거스와의 우정은 변치 않는다.
영화는 어른이 된 앵거스가 과거를 내레이션으로 회상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PG. 전지역.

‘반달’(Half Moon) ★★★½

쿠르드족 음악가족의 삶과 애환

신화적 분위기, 감동의 뮤지컬 오디세이

쿠르드족의 역사적 의식과 문화와 전통의 아름다움을 줄기차게 묘사하고 있는 쿠르드인 감독 바만 고바디의 눈부시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뮤지컬 오디세이다. 그의 영화는 특히 산야를 찍은 촬영이 아름다운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 죽음과 음악과 현실과 꿈 그리고 토속적 유머가 있는 신화적 분위기의 뛰어난 드라마로 모두 비배우들인 출연진들의 연기 또한 좋다.
이란에 사는 나이 먹은 쿠르드인으로 존경 받는 민속가수인 마모는 7개월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이라크에서의 공연 허락을 얻어낸다. 이는 35년만의 첫 공연인데 마모는 모두 가수들인 10명의 아들들을 소집, 자기의 열렬한 팬인 카고가 모는 고물버스를 타고 이라크 국경 쪽으로 떠난다.
쿠르드 음악의 전통을 유지하는데 광적으로 집념하는 마모는 아직도 총격이 벌어지는 국경지역의 위험도 또 반달이 뜨기 전에 흉사가 일어나리라고 전조하는 동네 장로들의 충고도 아랑곳 않고 줄기차게 국경 쪽으로 나아간다. 도중에 하차 하려는 아들이 있으면 총격을 가해 강제로 차에 태울 정도다.
마모는 여자 가수를 몰래 빼내 이란-이라크 국경을 넘을 계획을 세우면서 갈수록 그의 여정은 힘들어지기만 한다. 그리고 마모가 여정을 계속하면 할수록 그는 악기와 여가수와 아들들을 하나씩 잃고 고립무원의 신세가 된다.
영화에서 아찔하도록 아름다운 것이 노래가 금지된 이란의 쿠르드인 여가수들 1,334명이 모여 사는 숨겨진 도시 장면. 총천연색의 의상을 입은 여가수들이 큰 둥근 북을 들고 지붕 위에서 노래와 북장단으로 원로 음악인 마모를 맞는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을 뛰어난 장면이다. 끝은 수수께끼나 신화식으로 마감된다.
다운타운 이매진센터(251 S. Main St. 213-617-1033).


‘국보: 비밀의 책’ (National Treasure: Book of Secrets)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2004년도 히트작 ‘국보’의 속편으로 청소년용 액션모험 영화.
무지막지한 폭력과 파괴를 과시하는 제작자 제리 브루카이머가 꼬마들의 코 묻은 돈까지 겨냥하고 등급 PG의 영화로 만들었다.
감독은 전편을 만든 존 터틀타웁으로 이번에 영화의 품위(?)를 격상시키겠다는 의도로 오스카상 수상자인 헬렌 미렌과 연기파 에드 해리스를 기용했다(‘여왕’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미렌은 이 영화 촬영 때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청을 받았으나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수락을 거절했다).
‘인디애나 존스’와 ‘본 얼티메이텀‘ 및 ‘다빈치 코드’를 서툰 솜씨로 짬뽕한 영화로 파리, 런던, 워싱턴 DC를 돌면서 촬영했고 클라이맥스는 히치콕이 클라이맥스를 찍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러시모어 산에서 찍었다.
영화는 플래시백으로 1865년 4월14일 링컨 대통령의 암살 장면으로 시작된다. 같은 날 저녁 토마스 게이츠가 남군 출신의 보물찾기협회원들의 비밀결사단체에 의해 살해된다.
시간은 현재로 돌아와 남부 액센트를 심하게 쓰는 미치(해리스)가 게이츠가 링컨 암살의 주모자라는 증거를 들고 나타난다.
그래서 직업이 보물찾기인 게이츠의 후손인 벤(케이지)과 벤의 아버지 패트릭(존 보이트)이 조상의 명예를 회복하고 종적을 감춘 황금을 찾기 위해 세계를 돌면서 온갖 모험과 액션을 경험한다.
이번에 두 남자의 모험에 동반하는 두 여자는 벤의 어머니(미렌)와 금발미녀로 문서전문가인 애비게일(다이앤 크루거). 대사와 감정묘사가 모두 기계적이다. 전지역.

‘하니드리퍼’(Honeydripper) ★★★

미국의 몇 안 되는 진정한 독립영화인 존 세일즈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미남부의 블루스 음악과 인종차별과 가난 속에서도 불굴의 생존력을 보여 주는 흑인들에게 바치는 블루스 찬가이다. 연기와 촬영 그리고 블루스와 록음악이 귀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유머가 가득한 음악 드라마다.
1950년대 앨라배마. 인종차별자인 셰리프(스테이시 키치)가 흑인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깡촌 하모니. 다 찌그러져가는 주크박스가 있는 술집 하니드리퍼를 경영하는 사람은 신심 강한 아내와 예쁜 10대 딸을 둔 타이론(대니 글로버). 타이론은 바로 옆에 생긴 록뮤직을 틀어대 장사가 잘되는 술집 때문에 먹을 걱정을 해야 할 판에도 블루스만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블루스를 부르며 피아노 치는 음악인이다.
아내의 성화에도 언젠가 다시 술집을 번창시키겠다는 꿈을 안 버리는 타이론 앞에 어느 날 기타 하나 달랑 든 배고픈 청년 소니가 나타난다. 그리고 타이론은 여기서 하나의 기찬 아이디어를 착안한다.
동네 사람들이 라디오로만 통해 들은 인기 블루스 스타 기타 샘 역을 소니에게 맡겨 토요일 밤 쇼를 열겠다는 것. 아내와 단짝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타이론은 쇼를 강행, 술집이 터져 나가도록 손님이 모여든다. 그리고 손님들은 소니가 블루스와 록을 섞은 노래를 부르면서 광란의 밤을 즐긴다.
인종차별을 묘사하고도 있지만 세일즈는 그 문제를 들고 나온다기보다 가벼운 터치로 다룬 채 흑인들의 삶과 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이론에게만 조언을 하는 눈먼 거리의 음악인 포섬이 긴 여운을 남긴다. PG-13. 로열(310-471-5581) 타운센터, 웨스트팍, 콜로라도(626-74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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