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스 국립공원과 캐년랜즈 국립공원이 있는 유타주 모압은 지나는 길 주변에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수없이 많다.
60박61일의 미대륙횡단을 마친 이주영·민정 부부. 힘들기도 했지만 마냥 뿌듯했던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밀고 당긴 60일… ‘인생의 활력소’로
한국 식당서 특별히 만든 겉절이 포식
기막힌 절경, 훈훈한 인정에 가슴 뿌듯
열여섯번째 여행지
와이오밍 샤이엔과 로키 마운틴 콜로라도
어제, 여행을 떠나고 처음으로 많이 아팠다. 네브래스카에서 폭풍으로 인한 충격이 너무 강했었고, 또 와이오밍주의 샤이엔(Cheyenne)으로 오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운전을 오래한 탓도 있고, 또 그동안의 쌓인 피로의 누적도 있었나 보다. 그러나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부터 잠을 자기 시작해 아침 7시까지 자고 일어나니 언제 아팠냐는 듯이 기운이 넘쳤다.
와이오밍주는 휴양지로 알려진 곳이라 주도인 샤이엔도 가는 곳마다 휴양지같이 느껴졌다. 주지사 공관도 개방돼 있어서 누구나 둘러볼 수 있고 또 여기저기에 팍 또는 가든이라고 쓰여 있어서 하루 머문 이 곳에서 사진을 최고로 많이 찍은 곳이 아닌가싶다.
5년 전인가… 보름동안 와이오밍주의 여러 곳을 다닌 적이 있다. 옐로스톤, 그랜드티톤… 대단한 곳들인데 이번에는 일반도시에 와있는데도 너무나 편안하고 쉬기 좋은 곳이었다. 기억에 남는 기막힌(?) 여행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옐로스톤을 보고 그랜드티톤 산을 거쳐서 남쪽으로 내려와 콜로라도의 기막힌 도시 포트 콜린스(Port Collins)와 에스테스 팍(Estes Park)으로 연결되는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을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4일 동안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입구에 자리잡은 에스테스 팍에서 쉬게 되었다. 조그마한 도시지만 국립공원의 동쪽 입구 도시라 항상 관광객으로 넘치는 곳이다.
로키산맥의 등줄기인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을 외곽으로만 돌아보는데 꼬박 8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물론 좋은 곳마다 내려서 사진찍고 감탄하고 즐기고… 또 점심 먹고 장보고 쉬고… 온갖 것을 다 즐긴 시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베어 레익(Bear Lake)은 국립공원 한가운데 9,470피트 정상 부분에 있는 커다란 호수다. 호수 주변에 폭이 1m 정도 되는 길을 돌면서 호수 경관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놓았는데 아스팔트 길이 아니고 흙길에 굴곡이 심해서 휠체어로는 고생을 해야 하는 길이다. 작년에도 이곳을 휠체어로 돌아보다가 너무나 고생했었다. 휠체어가 걱정이 돼서 바퀴를 거금 140달러를 주고 자전거바퀴로 바꿨다.
가끔씩 심한 언덕이 나오면 아내도 밀고, 지나가는 나그네가 밀어주기도 하고… 고생 끝에 호수주변을 돌아봤다. 아내는 가방 속에 휠체어 튜브, 체인지하는 도구 등등을 잔뜩 넣은 가방을 메고 다녔다. 아내한테 미안해서 말할 순 없지만 내 팔상태도 말이 아니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고산병 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도 와볼 수 없다는데, 사흘간이나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즐겼다.
열일곱번째 여행지
아치스 국립공원 모압 유타주
콜로라도 주에서 유타 주의 모압(Moab) 까지 오는 길은 거의 380마일 정도 된다. 오는 길에 뻥 뚫린 경치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 오랜만에 사막 같은 벌판을 바라보니까 숨통이 절로 트이는것 같아서 아내와 함께 고함도 질러봤다.
유타주에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인데, 넓디넓은 땅에 웬 큰 바위들이 이리도 많은지... 자연의 기묘함은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비지터 센터를 지나자마자부터 나타나는 공원의 자태는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지고 할 말을 잊을 정도였다. 아침 8시30분에 공원에 도착해서 오후2시까지 무려 30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
점심을 잘 먹은 다음 우리는 캐년랜즈(Canyonlands)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모압을 기준으로 말하면 191번 노스를 타고 가다가 313번을 만나면 캐년랜즈로 가는 길인데 길도 주변의 자연도 너무 좋아서 한 이틀 더 묵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모압에서의 2박3일. 아내도 아쉬움이 너무 남는다면서 내년에 다시 한번 오자고 한다.
로키마운틴 국립공원 정상에 위치한 베어 레익. 휠체어를 타고 호수 주변을 완주했다.
60박61일의 여행을 마치며
지친 몸을 달래준 라스베가스
지독한 운전 끝에 라스베가스에 왔다. 벌써 LA에 온 기분이다.
사하라 길(Sahara Ave.)에 있는 한국인이 많이 운영하고 있는 몰의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깎았다. 마이애미에서 깎은 머리가 너무 길어서 또 깎은 것이다.
미장원 옆에 한국식당이 있었는데 두 시반이 넘어서인지 손님이 없었다. 주인에게 된장찌개에 겉절이 김치를 먹고싶은데 가능하냐고 했더니 해주겠단다. 참으로 오랜만에 기막힌 된장찌개와 겉절이 김치를 포식했다.
도착한 날은 운전 양이 너무 많아서 숙소에서 편히 쉬고 다음날 라스베가스 본전통에 들어가서 팜(Palm) 호텔에 있는 브렌든(Brenden) 영화관에 갔다. 그냥 새로 나온 영화를 보고 싶어서였다.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을 보러갔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 맞아서 ‘수퍼배드’(Superbad)라는 코미디 영화를 봤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윈(Wynn) 호텔 뷔페식당에 갔다. 이번 여행을 결산하는 시간을 아내와 가져야 하기 때문에 분위기(?)있는 식당에서 60일간의 여행코스를 되새기면서 기쁨과 슬픔 그리고 놀람과 신비로웠던 순간들을 나누기로 했기 때문이다.
런치시간이 3시30분까지였는데 2시50분에 갔는데도 런치와 디너의 중간가격을 받았다. 하지만 점심 겸 저녁을 너무나 잘 먹어서 역시 윈호텔이구나 싶었다.
이제 60박61일의 여정이 다 끝났다. 힘들기도 했지만 너무나 뿌듯했던 이번 여행이 우리에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활력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록 많은 돈이 들어간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한번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너무나 가득 들었던 여행이었다.
60일의 긴 시간이 지나가도록 아내가 아프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줘서 너무나 고맙고 걱정했던 차에 문제가 발생치 않고 또 특별한 사고 없이 여행을 마치게 해주신 주님께 두손 모아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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