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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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토마스 기차’타러가자

2007-1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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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엠파이어 철도박물관 소풍

“우리, 토마스 기차 타러 일일소풍을 떠나 볼까요~”
지난 주말 딸아이 또래 자녀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남가주를 찾아왔다는 소문난 ‘토마스 기차’를 타러 리버사이드 카운티 오렌지 엠파이어 기차 박물관에 다녀왔다. 어른 6명에 3~7세 아이 5명. 총 11명이 차 두대에 나눠타고 토마스 기차를 만나러 떠났다. 여섯 살 딸아이에게 기차 타기는 놀이 공원이나 동물원에서 타보는 미니 기차들을 제외하고는 생애 3번째. 그러나 이날 토마스 기차타기 소풍을 다녀온 딸아이는 어느새 토마스의 광팬이 돼버렸다. 딸아이의 친구 임 해나(7), 비비안 이(3), 전 진원희(5), 김가을(4)군에게는 처음으로 기차를 타보는 기회였다.
어디서 몰려왔는지,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았다. 만화 속에서 쏙 빠져나온 듯한 웃는 얼굴의 토마스 기차가 선로에 들어서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너무나 신나했다.
사실 토마스 기차 타기는 어른들에게는 다소 시시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토마스 기차를 25분간 타고, 토마스 기차 앞에서 사진찍고, 점심 먹고, 잔디밭 공원에서 아이들을 신나게 뛰어놀게 하고, 낡은 기차를 구경하거나 기차 모형 구경하기, 토마스 기프트 샵에서 각종 토마스 관련용품을 고르기 등 어른들에게는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는 나들이지만 아이들 눈높이에서 함께 놀다보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토마스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라 해도 신나게 뛰어놀거나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 또 토마스 기차 타기는 남자아이들만 선호할 것 같지만, 여자아이들도 생각보다는 기차타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기다란 기차 앞에 토마스 기차가 달려 있을 뿐 기차 내부는 한적한 시골의 기차 객실과 비슷하다. 마치 한국의 옛날 시골 기차를 타던 기분이다.

추억 묻어나는 시골역… 트롤리 전차도 있어요


탑승시간 25분… 17~18일까지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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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기차의 승하차 시간의 막간을 이용해 방문객들이 기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족 이벤트로 토마스 기차를 25분간 타보는 이벤트. 25분간 철로를 왔다갔다하는 짧은 기차 여행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신나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중간에는 인자한 인상의 할아버지 승무원이 객실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하나하나 포즈를 취해 사진을 함께 찍어준다.
토마스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미리 발차시간 30분 전부터 준비해서 들어가는 편이 좋다.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 우리 일행은 12시30분 차를 탔는데, 12시부터 줄을 서는 곳으로 이동해 여유 있게 기차를 탔다. 80에이커 규모라는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 박물관은 대형 토마스 기차 행사장으로 변모돼 있었다. 토마스 기차 행사와 관련해서 크게 7개의 이벤트 장소가 마련돼 있는데, 토마스 기차 타는 곳, 상상 스테이션(Imagination Station), 토마스 기차와 사진 찍는 장소, 스토리텔링 및 비디오 감상, 토마스 스토어, 밥 더 빌더 스테이지, 푸드 코드 등이 있다.
상상 스테이션은 어린이 놀이 텐트다. 토마스 기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스토리텔링 및 비디오 감상 건물에서는 ‘토마스와 프렌즈’ 만화를 비디오로 보여주기도 하며 토마스 기차 스토리텔링을 해준다. 상상 스테이션은 토마스 스토어 근처 건초더미 미로 옆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형형색색의 분장을 한 삐에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상하게 손이나 얼굴에 임시 타투나 페이스페인팅을 그려주고, 무료 풍선아트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건네준다. 자그마한 건초 미로는 아이들이 몇번씩 뛰어 들어갔다가 나오는 놀이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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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기차 객실 내부에서는 할아버지 승무원이 아이들 곁을 돌아다니며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

토마스 기차가 발차하기 전 승객이 타고 내리는 동안 잠시 멈춘 틈을 타 관람객들이 토마스 기차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진 존(photo area)도 마련돼 있다. 발차 전 막간을 이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발차시간에 맞추어 사진을 찍으러 가야 한다. 우리 일행은 오후 4시께 발차시간에 맞추어 간신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 앞에서 사진 찍는 줄이 중단될 수도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다음다음 가족까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그 다음 사람들은 약 30분은 기다려야 했다. 이곳에서는 개인이 사진을 찍어도 되며, 스태프가 찍어준 사진을 구입할 수도 있다. 스태프가 찍어주는 사진은 1장당 14달러.
철도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라 곳곳에 쉴 곳이 넉넉하게 마련돼 있었다. 3개의 대형 바운스도 있었는데, 잔디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었다.
이번 토마스 기차 행사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밥 더 빌더(Bob the Builder)가 약 20분간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공연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각각 마련돼 있다. 밥 더 빌더가 친구들과 함께 토마스를 위해 차고를 만들어준다는 내용.
토마스 기차 외에도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전차를 구경해 볼 수 있다. ‘옐로 카’로도 불렸던 트롤리, 스팀엔진 기관차, 우편 전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공원 근처에는 톱햄 햇 경 기차역장이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사진을 찍어주는 코너도 있다.
이번 주말 17~18일 토마스 기차는 운행한다. 토마스 기차 안에서는 음식이나 음료를 먹을 수 없지만 공원 내 여러 곳에 피크닉 장소가 마련돼 있으므로 김밥이나 간단한 샌드위치, 과일, 물 등을 싸갈 것을 추천한다. 푸드 코트에서는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 피자 등이 3.50달러 이상, 아이스크림 3.50달러, 병물은 1달러에 살 수 있다. 모래바람이 날리는 곳이라 물도 넉넉히 싸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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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기차 객실의 모습. 마치 한국의 시골기차를 연상시킨다. 비교적 내부는 깨끗하다.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박물관은 어떤 곳


시대별 다양한 기관차 소장, 영화촬영에 활용도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 박물관이 있는 ‘페리스’(Perris)란 마을은 한적한 시골마을. 황량하다 싶을 정도의 작은 마을이다. 토마스 기차를 타고 일일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행사장이었던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 박물관 역시 건물이 멋지고 대단한 분위기의 박물관은 아니다. 하지만 남가주 최대의 철도 박물관으로 1870년대 증기기관차부터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 병력을 실어 날랐던 열차, 1960년대 현대식 디젤-전기기관차 등을 비롯해 LA 시내전차, 기관차, 화물차, 전기 버스 등 서부에서는 기차, 전차에 관해서는 가장 많은 약 200여대가 한곳에 모아진 곳이다.
1956년부터 문을 열었으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는 365일 문을 연다. 역사적인 기차와 트롤리를 타볼 수 있는데, 토마스 기차 행사에서도 토마스 기차 외에 다른 기차나 시내전차(streetcar) 트롤리를 무료로 탈 수 있다.
우리 일행은 토마스 기차를 탄 뒤, 점심식사 후 1930~40년대 LA 시내를 달렸던 시내 전차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64세나 된 전차라고 소개해주었다. 약 10분간 타는 동안 운전기사 할아버지는 이곳 박물관 근처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새 영화(‘The Changling’)를 촬영했다는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다양한 시대의 기차를 구경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경험이었다. 특히 우리 일행 중 어른들은 사진출사를 온 것처럼 여러 시대 배경의 낡은 기차 앞에서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 재미도 누렸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경우 나름대로 운치있는 사진을 찍기에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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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트롤리 시내전차를 모아놓은 곳. 기차 모형 부스가 마련돼 있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토마스 기차를 포함해 기차 3대가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 모형은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것 없이 좋아하는 인기 코스 중 하나. 역사적인 건물이나 기차역도 남아있다.
시내전차 트롤리와 기차는 매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주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마스 기차 행사기간이 아닌 경우 열차 및 트롤리 이용료는 성인 12달러, 5~11세는 8달러로 5세 이하는 무료다. 가족패스는 60달러. 한번 입장료를 내면 하루 종일 열차 및 트롤리를 탈 수 있다. 주말에는 모든 빌딩이 문을 열고 트롤리와 기차 등 모두 타 볼 수 있다. 만약 주중에 가야 한다면 전화로 가이드 투어나, 임대 전차를 문의해 본다.
주소 2201 South A St., Perris, CA 92570, 문의 (951)657-2605, (951)943-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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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 임해나양에게 나비 모양의 페이스페인팅을 해주고 있다.

■나머지 행사
2008년 6월까지 매달 세번째 주말에 증기 기관차가 연기를 뿜으며 달린다. 다만 11월에는 추수감사절 연휴로 쉰다.
피나케잇 스테이션 뮤지엄 스토어와 뮤지엄 공원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를 제외하고 매일 오픈한다.
산타할아버지와 기차 타는 행사(Santa Train)가 12월8~9일, 15~16일에 마련된다. 오전 11시~오후 4시까지. 2008년 3월1일에는 오전 9시~오후 2시까지 스왑밋 장터도 열린다.
또한 생일잔치도 가능하다. 열차 하나를 ‘생일 승무원차’(Birthday Caboose)로 꾸며 생일파티를 하는데, 파티 후 트롤리를 태워준다. 15명일 때는 125달러, 15명 이상은 175달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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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장난감등 여러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텐트 안.

■토마스 기차타기
오렌지 엠파이어 철도 박물관에서 17~18일에도 가능하다.
입구에서도 당일 표를 판매한다. 2세 이상은 누구나 18달러. 토마스 기차 외에도 다른 트롤리나 기차를 무료로 탈 수 있다.
티켓은 구입 후 환불되지 않는다. 행사는 비가 와도 진행된다.
표 문의는 www. ticketweb.com 또는 www.oerm.org (951) 443-3264 또는 (866)468-3399
첫 발차 시간은 오전 8시, 마지막 발차는 오후 4시30분이며 발차시간은 매 30분마다 있다.
한편 이벤트 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가는 길
LA를 기준으로 5번 사우스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가 91번 이스트, 15번 샌디에고 방향(사우스)으로 갈아타고 센트럴(Central) 애비뉴에서 내려 좌회전 한다. 센트럴 길은 74번 로컬길이다. 한참을 가다가 A 스트릿에서 우회전해서 주차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주차한다. 또는 10번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60번 이스트를 탄 후, 215번 사우스(샌디에고 방향), 역시 74번에서 좌회전해 A 스트릿에서 우회전한다.

글.사진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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