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을 아는 사람들

2007-04-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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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아는 사람들
김륭웅(공학박사)

당신이라면 다음의 두가지 중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1) 나는 5만달러를 버는데 다른 사람은 2만5,000달러를 번다.
(2) 나는 10만달러를 버는데 다른 사람은 25만달러를 번다.
다른 조건은 다 같다고 본다.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번째를 택한다고 한다. 이 문제에 관해 멘켄이라는 학자는 “부자란 동서보다 100달러를 더 버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왜 많은 사람들은 위와 같은 선택에 놓이면 (1)번을 택할까. 이런 언뜻 보기엔 비논리적인 선택이 ‘과연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
게 하는가’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레이야드는 2005년에 쓴 ‘행복’이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1950년 이후 사람들의 실질 소득은 2배나 증가하였지만 더 행복해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전보다 더 많은 음식, 더 많은 옷, 더 많은 차, 더 큰 집, 더 많은 중앙냉방시스템, 더 많은 휴
일, 짧아진 근로일수, 더 쉬워지고 즐길 수 있는 직장에서의 일, 또 무엇보다도 나아진 건강”을 갖게 되었지만 더 행복해지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이 연구 결과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연구에 의하면 일인당 소득이 연간 2만달러를 넘어가면 더 많은 수입이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절반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유전인자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우리가 행복하냐 아니냐 하는 것이 절대적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
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모리대의 번즈 박사는 행복과 만족은 동격이라고 생각할 때 행복이 생기는 것이지 즐거움(쾌락)=행복이라고 생각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쾌락의 추구는 끝이 없으며 결국은 그것이 파멸로 이끄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복권에 당첨되거나 온화한 성품을 타고 나거나 가난하게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즐거움을 줄 지언정 진정한 만족은 줄 수 없으며 진정한 만족은 양심의 결정에 의해 어떤 일을 할 때 생긴다고 한다.

하버드대의 심리학자인 질버트 교수는 인간은 미래를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많은 부분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가를 상상할 때이지 실제 그 상상이 이루어졌을 때가 아니다”라고 한다. 우리는 변화가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한다. 무슨 과자를 매일, 매주 새로운 것을 먹는 사람들과 한 가지만 먹는 사람들을 비교할 때 후자가 더 만족했다고 한다. “좋은 것은 처음 뿐이지 반복하면 좋은 것이 사라진다”고 질버트 교수는 얘기한다. 예를 들어 많은 성적 상대가 생의 활
력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결론은 아주 광범위한 조사를 거쳐 1994년 ‘사회조직과 성욕’이라는 제목으로 시카고대에서 발간되었다.

결론 중 하나는 “결혼한 사람들이 혼자 사는 사람들 보다 더 성적으로 행복하다” 즉, 한 사람과의 관계가 여러 사람들과의 그것보다 더 성적으로 만족스러웠다는 연구 결과였다.‘행복, 과연 그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많은 연구를 하는 학자들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것 자체가 환상일 수 있다고 한다.어쩌면 우리 삶은 세속적인 잣대로 행복-불행을 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 그 자체, 인간사 그 자체로는 너무도 허무하고 허망하다는 생각이고 또 우리의 일생도 너무나 짧다는 생각이다.

봉사하며 사는 사람들, 인류나 이웃의 공통적인 선(善), 가족을 위해 진력하는 사람들, 우리가 살아가며 사는 도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분들,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분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분들은 적어도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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