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도 정도껏 해야
2006-12-18 (월) 12:00:00
한국 텔리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이 있어서 우리말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는 건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따금 비판이 너무 지나쳐서 그냥 듣고 넘기기 힘들 때가 있다.
자고로 한국 언론은 역대 대통령들이 현직에 있을 때 그들을 칭찬하는 것을 별로 듣고 보지 못했다. 마치 그들을 칭찬하면 무슨 아부를 한다느니 정부의 시녀 방송이니 하며 매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헐뜯고 깎아내려야만 잘 하는 것으로 여겼다.
물론 대통령들이 잘못한 점도 있고 그 중에는 국민의 힘에 의해 물러간 대통령도 있다. 허나, 최근 한국의 대통령이 말 한마디 잘못했거나 심경을 토로한 것을 가지고 양심을 저버렸다느니, 팔아먹었다느니, 국민을 기만한다느니 하는 건 참으로 듣기 어렵다.
그런 방송을 듣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원해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국민들에 의해 쫓겨나기 전에는 국민의 대표이며 국가의 원수이다. 그가 그렇게도 자질이 없다면 내가 그를 찍었던 안 찍었던 간에 그를 뽑은 한국민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가 있다 하여 그렇게 함부로 입을 놀릴 일이 아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이라크를 침공한 뒤 그렇게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아도 미국의 언론이 부시를 그런 식으로 욕하거나 헐뜯는 것을 듣지 못했다. 수천명의 미군 병사와 수십만의 이라크인들의 희생이 있고서도 최근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물러났을 정도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이라도 현직이던 전직이던 대통령을 그렇게 모독하지는 않는다.
데이 권/스프링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