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삼성 사장단·노동장관 평택 달려갔지만 ‘빈손’

2026-05-16 (토) 12:00:00 홍인택·손현성·신혜정·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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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D-5, 노사 평행선
▶ 노조 “파업 후 협의하면 돼” 강경 입장

▶ 사측, 파업 타격 대비 반도체 감산 돌입
▶ 경제 타격에도 청 긴급조정권 신중 입장

삼성전자 노사가 21일로 예고된 파업을 닷새 앞두고도 성과급 협상 물꼬를 트지 못했다. 한국 경제를 받치는 글로벌 1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중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하는 재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부회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평택사업장을 찾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측과 테이블에서 처음 마주했다. 노조가 이날 파업 전 사측과 대화 중단을 선언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장단이 직접 노조와 45분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회사는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공문을 보내고 사장단도 대화 재개를 거듭 얘기했으나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 관철 의사만 보였다.

사장단은 면담 전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하면서도 "노조는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며 다소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파업 강행 의지를 앞세웠다. 최 위원장은 사측의 대화 요청에 "교섭은 (파업이 끝난) 6월에 하면 된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6일로 요청한 2차 중재(사후조정) 자리에서 극적 반전을 맞을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졌다.


파업이 빚을 손실은 현실화됐다.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 반도체 생산량을 사전에 줄이는 '웜다운(Warm-down)'에 착수했다. 이날 기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6,028명이며, 최 위원장은 "5만 명 이상"이라 주장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 버팀목이 되는 상황에 이번 파업은 개별 기업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파업이 임박하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한 때라는 산업계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파업 시 100조 원대 손실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파업 전 법원이 회사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내릴 판단도 위법 행위만 제한할 뿐, 파업 자체를 금지할 변수가 되진 않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전날 "파업 시 긴급조정권이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해할 위험 등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노동부도 "검토한 적 없다"고 했으며,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초기업노조와 면담했고 16일 회사 측과 만날 예정이다. 노조는 "사측에 노조 뜻을 분명히 전하겠다는 김 장관에게 사측 교섭위원 교체와 실질적 입장 변화 선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인택·손현성·신혜정·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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