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단체 발전을 위한 제안-3 지도자

2006-11-08 (수) 12:00:00
크게 작게

▶ 제 언

▶ 허인욱 <볼티모어, MD>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서 회원과 일꾼들을 잘 조직화하고 이끌 수 있는 지도자의 빈곤은 더욱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
누구를 지도자로 볼 것인가. 한인단체의 장들인가, 아니면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기업인이나 아니면 고위관리나 선출직 공무원에 진출한 사람인가. 또한 대학교수나 변호사, 의사, 약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많은 교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목사나 스님 등 종교지도자들. 누구를 한인사회의 지도자로 볼 것인가.
이 문제는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한인들과는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성공한 한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한인사회에 직접으로 참여하고 봉사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한인사회의 지도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한인들은 많이 있지만 한인사회의 진정한 지도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주류사회나 공직에 진출한 한인들이 자기들의 진출 발판은 한인사회이지만 보스가, 즉 자기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사람들이 회사 또는 시장이나 군수, 주지사 등이기 때문에 한인사회와 이해가 상충될 경우 과연 누구 편을 들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해답은 자기가 한인사회와 회사나 정부당국간의 교량 역할이라는 것을 숙지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쌍방의 공동이익을 위해서 일해야만 그 자리가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월급 주는 사람을 위해서 충성을 하겠다고 한인사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서 동포들이 손해를 보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되겠고, 반대로 회사나 공적인 일들을 동포들에게만 유리하게 일을 하다가 다른 민족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일어난다든지 고용주로부터 미움을 받고 쫓겨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만약에 고용주로 부터 한인사회에 피해가 될 수 있는 일들을 요청받는다면 단호하게 “NO” 하고 투쟁할 수 있는 투철한 의식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은 오랜 경험으로 봐온 일들이다.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서 한인사회에 훌륭한 지도자가 많이 배출 되어야한다. 그러나 지도자는 인격이나 학식, 경륜이 출중한 사람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구성원을 가진 단체, 교회, 심지어 개인이라 할지라도 다수 교포의 복지와 권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을 교포사회의 지도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도 언급을 했지만 이민 100주년이 되어도 실질적으로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최근에 이민 온 이민 1세대들이다. 그들은 많은 희생과 노력으로 미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다. 그들 가운데서 자기의 성공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고 자기희생을 해가면서 한인동포들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지도자는 많지가 않다.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지도자를 발굴해내고 또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훌륭한 지도자도 나오는 것이다. 어쩌면 훌륭한 지도자는 훌륭한 일꾼들이 있어서 만들어 내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인지도 모른다.
허인욱 <볼티모어,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