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마당
▶ 이재수 <미혼자녀 부모만남 클럽회장>
한인사회의 자녀 결혼문제는 드러내 놓지 않고 있지만 많은 가정들이 걱정과 고민을 갖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이다. 과년한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자녀 혼사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이것이 병이 아니냐고 반문을 했다.
자녀가 20대이면 학교생활, 교회, 직장 등을 통해 본인들이 이성교제를 함으로써 부모의 근심을 덜어주련만 공부에 치중하고 전문직종을 열망하다 보면 교제의 시기를 놓치고 만다. 30대에 접어들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어느덧 40대를 바라보게 되어 결혼의 꿈도 나이로 인해 용기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과년한 자녀들은 나이와 자존심 때문에 능동적으로 배우자감을 만나기가 쉽지 않으므로 부모들이 나서서 교제의 발판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특히 딸을 가진 부모들은 신경이 많이 쓰이며 잘못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한다.
신경 쓰이는 문제는 초혼 여부, 건강 문제, 나이, 학력, 직장, 학비 융자금 문제 등으로 서로가 정직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데 어느 하나가 뒤틀리면 심각한 파장을 초래하게 된다.
사실을 감추거나 속여서 결혼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결혼생활 중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악화되어 이혼으로 치달을 수가 있다. 한 예로 어떤 남녀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 남성이 음식을 너무 가려먹기에 여성이 원인을 물으니 그제야 당뇨 때문에 음식을 주의한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하였다. 그래서 의사에게 확인해 보니 당뇨가 심각해서 결혼을 포기했다고 한다.
미국사회 같으면 건강 진단서를 교환하는 데 별 문제가 없으나 한인사회는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 진단서를 요구하면 불쾌감이나 거부반응을 갖게 된다. 학자금 융자액수 역시 살아가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금액에 따라서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결혼은 일생이 걸린 대사인 만큼 예기치 않은 불행을 사전에 막기 위해 서로 솔직히 정보를 교환해야 할 것이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 믿고 의지할 때 행복한 가정생활의 토대가 마련된다.
이재수 <미혼자녀 부모만남 클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