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부모님들께

2006-08-2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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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 마당

▶ 상희 엄마/볼티모어

딸 둘, 아들 하나를 둔 이민 온 지 18년 된 가정주부다.
제 아들은 26살에 오피스 디포 스토어 매니저다. 직원 35명을 거느리고 있고 동부 지역에서는 가장 어린 매니저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아들자랑 하려는 것이 아니다. 미국 사시는 한인 부모님들께 제 생각을 전하고 싶어서다. 고등학교 때 무척 속을 썩인 아이다. 고등학교 졸업식장도 못 가고 서머스쿨 다니고 졸업을 했다.
대학은 이 정도 되는 아이가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다 말았다. 기술이라도 배우라고, 작은누나가 검안의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안경 만드는 기술을 배우라고 하니까 싫다고 하고, 큰누나 회사(뮤추얼펀드) 취직을 하라고 하니까 이력서도 내지 않았다. 자기는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 치는 직업은 싫고 여러 사람 만나는 것이 좋다며 오피스 디포 스탁맨으로, 그것도 파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6년 동안 조금씩 승진을 하더니 매니저가 됐다. 열심히 일했다.
미국에 있는 한인 부모님들은 무조건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직장을 다닐 거라고 아이의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을 강요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의 적성에 맞는 것을 잘 선택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교육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한국 친구끼리 몰려다니고 해서 미국 사회에 적응할 기회가 적은 것 같다.
미국 직장에 가서 잘 적응을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그리고 사춘기 때 아이들이 좋지 않은 길로 가고 있다면 부모님과 식구들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상희 엄마/볼티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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