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땀으로 파일럿이 된 청년

2006-08-1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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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배우면서

▶ 홍병찬 <워싱턴 문인회>

이틀 전에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둘째 형님으로부터 조카가 이번에 DC에서 플로리다까지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게 됐다는 환희에 찬 목소리를 듣고 나 역시 매우 기뻤다.
항공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항공회사에서 처음엔 무보수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기 시작하여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시험에 통과하는 과정만도 수 차례, 그리고 비행기 구조 익히는데만 적어도 2년 정도 걸렸고, 그 다음 경비행기를 다루는 데만 수십 차례 테스트에 통과한 후 교관이 된 다음에도 초년생들에게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는 과정을 통과하고 최종적으로 이론과 실기, 즉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면서 실제 비행할 때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면 합격이 되면서 파일럿이 됐다는 자격증을 받게 되는데 걸리는 세월이 만5년. 지금 조카 나이는 29세 된 청년이다.
긴 세월동안 피땀을 흘려가면서 힘든 과정이 수십 차례, 소수민족으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대우 이런 험난한 고통과 시련을 견디어냈고 특히 여름이면 비지땀으로 온몸을 휘감고, 겨울이면 매서운 바람과 추운 날씨를 이겨내는 인고의 정신, 이런 것들이 있었기에 20대 나이에 엄청난 삶의 획을 긋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것은 가문의 영광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큰 쾌거가 아니겠는가.
단지 한 개인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앞으로 파일럿이 되고자 꿈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이와 같은 과정을 밞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다시 말하면 본인들이 세운 목표를 이룩하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기에 자신들의 몸과 마음이 혼연일치가 되어 어럽고, 힘들고, 피와 땀을 흘리고, 예상치 않던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정신과 인고의 힘으로 목표까지 돌진해서 성공의 월계관을 자랑스럽게 머리에 쓰고 부모님 앞에 떳떳하게 서있어 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영원히 빛을 발산하는 훌륭하고도 멋진 파일럿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아침을 맞는다.
홍병찬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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