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하느님!
이 세상 모든 존재 속에 있으시고 이 세상 모든 존재 밖에 계시는 하느님! 내 마음속에도 계시고 내 마음 밖에도 계시는 하느님! 이 세상 시작서부터 계시고 아직도 계시고 영원히 계시는 하느님! 그러니 바로 우리 자신이시고 모든 생명체 무생명체이신 하느님! 이 자연, 이 지구, 이 우주 자체이신 하느님! 그러니 이 세상 모든 것 하느님에 속하지 않은 것이 없고,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은 것 없고, 하느님에게 귀속되지 않는 것 없사옵나이다.
하느님,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오직 한 분 뿐이시옵나이다. 이 자연 이 우주를 관할하시고, 이 우주 처음부터 끝까지이신 하느님! 이 우주, 시작서부터 마지막까지이신 하느님! 흐르는 강물, 흐르는 구름, 아름다운 산하, 우리가 죽어 묻히는 땅, 어느 것 하나 하느님의 일부 아닌 것이 없고, 그러한 하느님의 성체 위에, 또 그 속에 흐르는 외경스런 흐름과 힘! 그 속에 숨어있는 자연과 우주의 섭리, 생명의 신비! 그 모든 것 하느님의 성령 아닌 것이 없사옵나이다. 그러니 하느님은 바로 한 분 뿐이시옵나이다. 하지만 똑같은 음식을 동양에서는 떡이라 하고, 서양에서는 빵이라 하듯이 장님 코끼리 만지듯, 누구는 하느님을 부처라 하고 누구는 하나님이라 하고, 누구는 알라라 하면서 빵과 떡의 약간의 차이를 크게 다르다고, 자기네 신만 유일신이고 진짜 신이라고 하면서 지금도 중동에선 계속 죽이고 싸웁니다.
하느님, 하느님!
몇 천년 전 누군가 크게 깨우친 성인 몇이 있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자기를 따라 하느님을 믿으라 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라 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세상의 이치로 설명했습니다.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하라 했습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고 어진 마음으로 덕을 쌓으며 이 세상을 살라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은 보지 않고 그 손가락만 보았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고 우리 밖에 있고 온 천지 어디에나 있는 하느님을 저 푸른 허공에서만 찾았습니다. 이 세상이 바로 큰 절이고 큰 교회이고 큰 수도원이며, 이 세상살이가 바로 자기수양의 진정한 고행길임을 애써 외면하고 그 좁디좁은 컴컴한 건물 속에서만 찾았습니다.
하느님, 하느님!
항상 저희 안에 계시고 밖에도 계시고 모든 곳에 꽉 차 있는 하느님! 부디 저희 인간세상 살피시어 저 어리석은 군상들을 깨우치게 하소서! 장님 코끼리 만지듯 서로 자기가 만진 곳을 코끼리라 하듯이 자기들이 믿는 하느님만 하느님이라 믿지 않게 하소서. 그 길만이 종교로 인한 추악한 싸움을 멈추게 하는 근본이로소이다. 그 길만이 종교 또한 자기 이웃인 다른 종교와 사랑을 나누고 평화를 이루는 길이옵나이다.
임기명 <엘리컷시티,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