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사람들은 공부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 돌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돌처럼 무뎌서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둔감한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돌은 오래 전부터 여러 방면에서 좋은 쪽으로 생각해 왔다. 예로부터 가장 오래 산다고 하는 10장생, 즉 해, 산, 구름, 물, 소나무, 학, 불로초, 사슴, 거북 그리고 돌이 포함되어 있다. 돌은 많은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그 있던 자리에서 꿋꿋이 서 있다. 그래서 돌은 변하지 않는 사랑,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유치환 님의 ‘바위’라는 시에서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고 했다. 바위의 그 의연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바위처럼 산다면 그것은 어떤 것을 얻는 것보다 더 큰 지혜를 얻는 것이다.
지혜는 단순히 배우고 안다는 것을 넘어 어떻게 사느냐 하는 삶의 원리를 가르쳐 준다.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膾炙)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배운 사람이 더 무섭고, 가진 사람이 더 무섭다는 라는 말을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공부하라고 하시면서 “배워서 남 주냐?”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셨다. 배우면 너 잘살지, 남 잘사느냐 하는 말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는 교훈적인 말이지만 결국에는 배운 사람들이 남 주기보다는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소식들이 자주 들리기에 배우지 못한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혜는 사랑과 믿음을 통해 나오는 삶의 열매이다.
지혜는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해 준다. 지혜가 많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감동하게 하여 삶의 기쁨과 용기를 심어 준다. 한석봉은 글을 공부해서 지식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석봉의 어머니는 글은 모른다 하여도 자식에게 공부를 더 하도록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지혜를 통해서 자식에게 더 큰 사람이 되게 하였다. 우리에게는 아는 사람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이 더 필요하다. 지식은 교만을 낳지만 지혜는 겸손을 낳고, 지식은 자기만을 세우지만 지혜는 모두를 세우게 한다. 그래서 열 사람의 지식이 한 사람의 지혜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혜라고 했다. 단지 알기 위한 말씀이 아니라 삶에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기에 지혜라고 한 것이다. 알아도 행하지 않는 입술의 신앙인이 있는가 하면, 알면서 행하는 몸의 신앙인이 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그 지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위해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마태복음 7:24-27)
모래를 가리키는 한자, 사(砂)는 돌(石)이 아주 작게(少) 부서진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래는 작은 것이요, 바위는 큰 것이다. 바위 같은 사람은 큰 사람이요, 모래 같은 사람은 작은 알갱이 같은 사람이다. 자기의 삶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큰 지혜로운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들을 모으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어떤 환경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큰 사람이다. 알면 알수록 더 머리를 숙이고, 사람을 생각하고, 도리를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을 꿈꾸어 본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더 큰 사회, 더 큰 나라가 되기를 기도한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