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졸업식

2006-07-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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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삶

▶ 정두경 <버크, VA>

집 아이 졸업식 덕분에 17년만의 처녀 여행으로 이른바 세계 정치1번지 워싱턴 지역에서 세계 제1의 도시 뉴욕에 도착, 뉴욕 중의 뉴욕이라 일컫는 세계 1번지 맨해튼 고층 아파트에 여장을 풀고 창 밖을 보니 한때 세계 제1을 자랑하던 웅장한 고층 건물인 Empire State 빌딩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도 년 400만의 관광객이 붐비는 75세의 102층 건물은 현재 세계 7위로 랭크되지만 아직도 뉴욕에선 제1 고층건물로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뉴욕의 상징으로 불린다. 경제공황기에 착공, 연일 3,000명 동원으로 불과 14개월에 완성된 걸작품으로 불가사의의 건물이기도 하다. 밖으로 보이는 뉴욕은 빌딩 숲의 도시로서 도로와 교통체제는 서울과 비슷한 곳으로 생각된다.
다음날 졸업식에 참석한 수많은 학생들은 그 동안 러닝 메이트로 한편 라이벌의 관계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불굴의 투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골인지점을 패스한 마라토너로서 형설지공의 월계관을 획득한 축복 받은 학생들이다. 그러나 해마다 홍수같이 배출되는 그 많은 인력이 어디에 다 수용되고 취업되어 각자의 능력을 사회발전에 봉사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나의 한낱 기우에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잠시 후 시들어질 축하보다는 평생 가슴에 간직할 교훈과 조언으로 대신 했다. 오늘의 행사는 학제에 따른 졸업일 뿐 배움의 졸업이 아니며 그 동안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더욱 더 끊임없는 노력을 당부했다. 물론 학교도 사회의 범주에 속하지만 일반사회와는 크게 다름을 알아야 한다. 적자생존이 아니면 자연도태 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냉엄한 사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공분야에 한 우물을 깊이 파는 전문지식과 기능의 제 1인자가 되어야 한다.
직장인에 대한 3분법은 (1)꼭 필요한 사람 (2)있으나 없으나 무방한 사람 (3)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다. 있어서 안될 사람은 해고되는 것이며, 있으나 없으나 무방한 사람이 떠나겠다면 안녕히 가세요 할 것이며, 꼭 필요한 사람은 붙잡는 법이라.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맡은 분야의 탁월한 실력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직장의 발전이 나의 성장과 직결되는 운명 공동체임을 인식하고 열성을 다 해야 한다. 원만한 대인 관계는 물론 여유 있는 출근으로 시간의 엄수는 물론 사소한 비품과 경비도 나의 것과 같이 절약함이 인성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 집 아이는 이중 언어 혜택으로 국내 제1의 회사에 취업되었다. 유창한 이중언어 구사는 취업과 사회진출에 보다 넓은 길임을 이 기회에 강조하고 싶다. 모든 졸업생들의 전도에 건투와 행운을 기원한다.
정두경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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