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노래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 속을 떠나 혼자만이 지내고 싶다고, 지금 현재의 사정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도 나는 예전에 하던 생각을 곧잘 추억해서는 그렇게 해봤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나의 전화 대화상대는 곧잘 과거로 초대한다. 오늘은 학교 급식으로 주어졌던 옥수수 빵이 등장했다. 동생이 없는 나는 당연히 탄 빵은 나 혼자만의 차지였다. 먹고 싶은 생각에 조금씩 떼어 먹지만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마중을 나오는 동생을 생각하니 차마 먹을 수가 없었다는 말들을 한다. 지금은 워낙 먹을 것, 입을 것, 하다못해 컴퓨터까지도 적당한 정도가 아니고 넘쳐나는 실정이다. 내가 갈급하던 시절을 보내고 워낙 풍요로움을 맞았다는 것은 달리 얻은 분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현대를 빗대어 풍요로운 중에 빈곤을 겪는 때로 표현했다. 이 말을 떠올리며 나의 형편과 비교해봤다. 하루 24시간이 부풀어올라 너무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나. 하지만 하루의 사건은 거의가 여일함을 느낀다. 마치 창밖에 자리한 숲 같다고나 할까. 몇 시간을 바라보아도 간혹 불어오는 바람결에 맞추어 나뭇잎을 흔들 뿐이다. 그리고는 어쩌다, 진짜 어쩌다 때 아니게 노래진 이파리를 떨구어 바람소리에 장단을 맞춘다. 너무도 풍요로운 중에서 세상을 돌아보자니 시큰둥함이 느껴진다.
언제부턴가 나는 기우,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내가 세상에서 쫓겨난 건지, 내 스스로 겉도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요즘 아이들의 생각이며 등등을 모르고 지낸다. 나 어릴 적에는 먹을 것이 풍족치 못했던 탓으로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먹거리를 가지고 나가면 애들이 -나 좀 줘라- 하며 다가서면 손톱만큼이라도 떼어 나눠먹을 정은 있었다. 하직만 워낙 풍요로운 중에 지내는 지금은 오직 자기 혼자만을 생각하며 챙길 뿐이다.
단지 먹을 것을 생각하며 풍요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돌아보자니 예전에 교과서에 적힌 말이 예언처럼 생각됐다. 30여 년이 넘었을 지도 모를 말, -풍요 속의 빈곤- 이라고 한 것.
모두가 가슴이 차가워지고 있다. 더불어 마음도 황폐해지고 있다. 인간의 정리, 그러니까 사람이 지닌 사랑 하며 의리가 죽어가는 때문이라 여겨진다. 노랫말처럼 -과거를 돌려다오-는 할 수 없는 일이고, 생각이라도 되새겨서 우리가 즐길 진정한 풍요를 깨닫기를 바란다.
김부순 <버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