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직자를 위한 배려

2006-07-02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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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황민수/ VA

얼마 전 한인 교회에서 있었던 아시안 공개 토론회 행사에서 지방정부 공직자가 행사 중간에 간단히 인사만 하고 다른 행사 때문에 회의장을 바로 떠나는 것을 본적이 있다.
미국 사회의 커뮤니티 행사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회의 초반에 소개하고 또 중간에 참석하더라도 행사의 진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융통성 있게 소개해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이 관례다. 바쁜 공직자들에 대한 배려로 이들이 자신들의 행사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 한인 사회의 행사에서는 행사의 맨 끝부분이나 광고시간에 일괄적으로 내빈을 소개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따라서 행사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이고 끝까지 기다리든가 아니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참석한 행사에서 인사 한마디 하지 못하고 중간에 자리를 뜰 수밖에 없다고 공직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같은 시간에 여러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선출직 공직자나 한인 사회 주요 단체장들에게는 사실 큰 애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사회의 관례를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겠지만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선출직 공직자들이나 한인 단체장들이 좀 더 많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행사 또한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특별대우라고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이들이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 생활을 해나가면서 이런 문화적 차이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러 분야의 공직자들이 우리 한인사회 활동에 더 활발히 참여하고 한인사회도 공직자들과 더욱 친밀해지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황민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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