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2006-05-09 (화) 12:00:00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집에서 음반을 통해 즐기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연주를 듣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차인홍 교수의 바이올린 연주를 특히 많이 듣는다. 하반신 불수인 그 분은 휠체어로 거동한다. 지금까지 단지 바이올린 연주만 들었었다. 어제는 연주와 더하여 차인홍 교수님의 어릴 적 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보았다.
정상적인 교육이 아닌 초등학교 교육을 재활원에서 받았다. 어느 여성분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자비로 바이올린을 마련해주고는 가르쳤다. 또 교회에서 높은 학력을 가지신 분이 학업을 연마시켜 주셨다. 그래서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바이올린 때문에 미국에 와서 공부를 하게되는 기회도 얻었다. 부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고 또 다른 사람이 있는 이유를 알게 됐다. 어차피 이 세상의 흐름은 약육강식의 경향을 보인다. 그런 중엣 사람이 지닌 정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다.
지금 차인홍 교수는 자신이 얻은 은혜를 생각하여 한국의 어려운 사람을 도울 발상을 해서 추진 중이다. 특히 손길이 닫기 어려운 장애인을 도우려 한다.
나는 물론 직접적인 도움을 얻지는 못했다. ‘방콕’(방에 콕 처박혀 지낸다는 신종 유행어) 하는 나로서는 자유로이 사람들과 교제를 나눌 수 없으나 어떤 기회가 주어져서 우연찮게 만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것을 하나님의 예정이라 운운하기 전에 귀한 인연으로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무수한 사람과의 만남이 모두 좋을 수만은 없다. 호연도 있고 악연도 있지만 그 당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지혜가 주어진 것은 상황판단을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것은 차인홍 교수의 연주와 이야기를 듣고 오면서 생긴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싫으면 숨소리조차 역겨워 한다. 혼자 구시렁대며 싫은 마음을 삭혔었다. 좋은 사람만 만나서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나도 누군가 싫어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내 감정을 다스려야겠다.
미국 와서 얻은 좋은 교훈이 있다. ‘I can do it!’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하려고 한다.
아무리 좋고 나쁨이 서로의 만남을 주장하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나쁜 악연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서로의 마음이 우리들을 주장할 거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사회이니까.
김부순 <버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