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이다. 흙 냄새가 나고 풀 냄새도 난다. 이제 조금 있으면 봄바람에 꽃향기가 풍겨올 것이다. 향기는 모양도 없고 색깔도 없고 소리도 없으나 분명히 맡을 수 있는 그윽한 기운으로 온누리에 퍼진다.
성경에 “우리는 구원 얻은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린도 후서 2장15절)라고 했다. 꽃만 향기를 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도 향기를 발하는 것이라고 성서는 말씀하고 있다.
어떤 향기를 발하고 있을까.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대에 진정 향기를 발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꽃을 좋아한다. 그런데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라 하더라도 만일 거기서 악취가 풍긴다면 누구도 그 꽃을 다시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꽃의 진정한 가치는 크기나 모양이나 색깔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향기로운 냄새에 있다.
성도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름만 그럴싸하고 건물만 웅장하고 모여 떠들어대기는 하지만 과연 향기를 발산하고 있을까. 이 시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리스도인이냐 말이다. 행여나 율법주의 서기관이요, 외식하는 바리새인 같으며 속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데 겉만 회칠한 무덤처럼 이중인격자는 아니던가.
이제 그리스도인이라면 일상의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자 되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향기로 가득한 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어떤 향기를 풍겨야 할까. 변화의 향기 아닐까, 진실의 향기 아닐까, 사랑의 향기 아닌가. 실로 그리스도인이 풍겨야할 향기는 수도 없이 많겠다.
그런데 우리가 필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향기 모두가 그리스도에게서 나옴을 명심하자.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에만 이 모든 향기가 언제나 가능한 게 사실 아니던가. 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면 그 빛은 자신 빛이 아니라 해의 빛을 받아서 반사시켜주는 것 아니겠나.
거듭나지 못한 인간 모습에서는 더러운 냄새만 날 뿐이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주시는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거듭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자. 크리스천은 자기의 지위나 직업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와야 한다.
그런 향기를 발하는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다. 어느 곳에 가든지 소중히 여김을 받는다. 존귀히 여김도 받는다. 핍박을 받을지언정 비난을 받지 않는다. 고난을 받을지언정 천대를 받지 않는다.
모든 생물이 소생하고 꽃이 향기를 발하는 4월, 부활절을 맞이한 이 봄에 우리 모두 거듭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해야 하지 않을까.
박석규/은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