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지역 한인단체는 꿀 먹은 벙어리?

2006-03-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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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언 대

▶ 조성태 /엘리컷시티, MD

지금 미 상원 하원에서는 힘겨운 이민법 개정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LA부터 시카고, 뉴욕까지 수십만 명의 소수 이민자들이 이번 하원에서 발의된 반이민 악법을 막아보기 위해 거리에 나와 시위까지 하고 있는 동안에도 유독 워싱턴, 메릴랜드 지역만은 지나치게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발의된 공화당 하원의 반이민 악법은 그 파장이 엄청나 워싱턴 지역의 수천 명의 한인 불체자와 그들의 가족들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고,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워싱턴, 메릴랜드 지역의 한인사회의 고용주에게도 벌금과 실형, 그리고 그에 뒤따라 올 각종 한인경제와 한인 인권의 치명적 손실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두 지역의 각종 한인단체들, 그리고 모래알같이 많은 지역 교회와 다른 종교단체, 그리고 무슨 연맹, 협회 등등 어느 한 곳에서도 앞으로 올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반대집회는커녕 입도 뻥긋 안하고 모두 벙어리들이 되어있다.
왜 이 지역 한인단체들은 반이민 법안에 대해선 벙어리들뿐일까? 별 의미도 없는 무비자 입국에는 목숨을 걸고 나서면서 정작 이 지역 한인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줄 반이민 법안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못할까?
미 주류 정치에 참여한 몇몇 한인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 중일까? 이런 일에 벙어리가 돼 있으라고 선거에 참여해주고 표를 찍어주고 했던가? 각 지역 한인단체들은 오늘도 식당에 모여서 밥만 먹고 돌아가면 그만인가? 왜 이 지역 한인들은 닥쳐오는 한인사회의 고통과 위협에 대처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가?
이제 그 동안의 식민지 근성에서 벗어나 우리의 권리와 권익을 보호하고 한인사회의 고통을 돌아보며 깊이 반성하고 모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그나마 다행히 메릴랜드 지역에서 박충기 씨와 그 외 참여자 분들의 노력으로 메릴랜드 주의회에 발의되었던 반이민 법안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하게 됨에 박수를 보낸다.
조성태 /엘리컷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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