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물학대 안 된다

2006-03-2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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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서충임

지금 내게는 ‘해피’라는 새끼 암코양이와 ‘럭키’라는 암캐가 있다. 동물보호센터에서 흰 바탕에 검은 점 있는 7세 서양 바둑이를 입양했다. 축사에는 버려진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크나큰 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나는 겁을 잔뜩 먹고 다음날 바둑이에게 줄 베이컨 한 조각을 준비해 축사문 뒤에서 잠시 기도했다. 울부짖는 개들 앞에서 나는 평화롭고 차분한 목소리로 “진정해”라는 한마디를 했더니 갑자기 일제히 조용해졌다. 큰아들이 럭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동물보호소는 버려진 동물들을 한동안 보호하다가 아무도 입양하지 않으면 주사를 놓아 죽이는 동물 감옥이라 했다. 미국 신부님께선 우리 어머니가 키우시던 셰퍼드가 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릴 들으시고는 “애완동물은 새로운 가족멤버”라시며 애완동물 축복식을 해주셨다.
나는 럭키의 버려진 처지에 춥고 배고파했을 것이 떠올라 동정심을 느끼고 아끼며 사랑해 주었다. 그랬더니 개의 불안하고 성난 눈빛은 점점 안정되고 행복한 눈빛으로 변해 가는 것이었다.
하루는 큰아들이 “럭키가 울어요” 해서 나는 럭키 친구로 버려진 초록색 눈 새끼 암코양이를 애완동물 가게에서 입양했고 ‘해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내가 깨닫게 된 것은 “모든 동물은 고아”라는 것이었다. 한 백인 남성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럭키에게 무슨 좋은 선물을 해줄 거냐”고 물어서 나는 어리둥절했다. “개한테도 성탄선물을 해야 하느냐” 했더니 당연하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은 당신 자식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는 럭키에게는 빨간 코트를, 해피에게는 성조기 모양의 목걸이 방울을 선물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착하게 살면 다음 생에서 사람으로 태어나고, 악하게 살면 짐승으로 윤회한다고 한다. 나는 “우리 럭키와 해피는 다음 생에서 꼭 럭키하고 해피한 사람으로 태어나라”라고 자주 말해주곤 한다.
나는 한국 음식문화로 삼복날 개고기 먹는 것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고기가 연하고 맛있으라고 개를 두들겨 패셔 때려 죽여서는 안 된다.
어릴 적 내 어머니께서는 “말 못하는 짐승을 절대로 학대하지 마라” 하셨으며 성 프란시스코 성인께서도 동물들을 지극히 사랑해 주셨다.
새해에는 버려진 동물들을 한 마리씩 입양해서 사랑해 주고 키워보자. 들어가는 돈과 수고보다 몇 배 더 큰 즐거움과 가정 행복이 꼭 있을 것이다.
서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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