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야구에서 드러난 한심한 일본상

2006-03-26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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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오동헌/ VA


야구 같은 스포츠는 멀리 던지고, 멀리 치고, 투수의 힘찬 강속구 같은 것에 좌우되는 바 크다 할 수 있으므로 서양인들 체구에 훨씬 유리한 경기임에 틀림없다. 그뿐인가. 그들의 야구 역사는 160년에 이르고 프로 야구는 125년에 이르지만 우리 나라는 겨우 30여년도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일본과 한국의 선수들이 미국의 야구팀에 진출하여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단신의 체구에도 불구하고 메이저급 미국 선수들 속에 끼여서 투수로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은 뛰어난 기량의 선수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이치로 같은 선수는 그야말로 단신에 경량급 체구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실력을 발휘, 동양인의 기량을 흔쾌히 보여주는 영웅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세계인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들의 신뢰를 한순간에 짓밟아버리는 저급한 모습과 망언을 자행함으로써 그 자신은 물론 그가 대표했던 일본 대표팀과 함께 일본이라는 그의 국가의 위상마저 함께 싸잡아서 동반 하락시켰다. 그는 자신이 일급 야구 선수이기는 하나 본질적으로 성숙되어 저차원적 인간임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한국이 30년을 자국에 맞서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떠벌렸던 저 망언은 누가 보더라도 치기 어린 발언이었고 또한 일본과의 게임에 승리하고 난 후 태극기를 들고 운동장을 도는 한국 선수들의 뒷모습을 향해 침을 내뱉는 모습이 ESPN 미국 TV에 잡히자 이를 관전하던 미국인들조차 역겨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강한 팀에는 여유 있게 싸우라, 약한 팀에게는 전력투구하라! 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합이란 물론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것에 목숨을 걸지 말고 게임에 품격을 높이는 시합을 하라 하는 이 용병술의 달인다운 발언은 이치로 같은 인간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품격을 상실한 한 선수의 광기 어린 눈빛을 보면서 왠지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승전을 기원했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지금도 강행하는 일본의 수상이 연상됐다.
일본은 언제 정신을 차릴 것인가.
오동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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