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레치의 해악
2006-03-05 (일) 12:00:00
스크레치(Scratch)의 우리말은 ‘긁다’이다. 가려운 곳을 긁는 것이라면 좋으련만, 이 곳에서는 일종의 도박인 딱지 긁기를 지칭한다.
한 장 긁는 시간은 단 몇 십초도 안 걸린다. 한장 당의 가격은 1달러에서 20달러까지 하고 당첨금은 산 가격부터 100백만 달러까지 불어난다. 그런 각종 스크레치 상의 다양한 문구나 디자인은 다분히 유혹적이다.
스크레치 판매대는 일반 서민이 쉽게 다가 설 수 있게 유명 식품점이나 편의점 등에 자리하고 있다. 그 중독성 또한 매우 강하여 주머니가 다 털리고도 모자라 크레딧 카드까지 들이대는 사람들이 있다. 자동차 기름은 2달러 어치 넣고 스크레치는 40달러 어치 사는 사람도 있다.
은행계좌에 연금이 들어오자마자 쏜살같이 달려가는 할머니도 있다. 하지만, 모두 잃는다. 주머니도 비고 현금인출기도 더 이상 지불을 안 해준다.
그렇게 끝나면 좋으련만 돈이 다시 생기면 또, 스크레치를 하여 빈 주머니를 되찬다. 주민들이 잃은 돈은 몽땅 주정부 금고속으로 들어간다. 힘센 거대한 도박 집단이란 느낌이다.
주정부가 그 돈을 가지고 교육을 위하여 사용하고 서민을 위하여 사용한다 해도 그리 갈채를 보내고 싶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한인들은 스크레치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민와 자리 잡느라 쉽지 않을 텐데 행여 스크레치에 빠져드는 동포들이 생길까 걱정이다.
돈은 샘물처럼 불어나 강물처럼 나간다. 그런데 스크레치는 소용돌이 급물살이다. 한 사람이라도 이 물살에 휩쓸려 상처받지 않도록 한인사회가 다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고경호/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