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us에 의해 조각난 2월, 눈비가 오락가락 하는 2월, 무던히도 변덕스러운 괴상한 2월, 짝 잃은 철새가 짝 찾아 떠날 채비하고 있는 2월.
벌써 입춘이 지나 봄이 오려나보다 하면 다시 눈이 오면서 겨울로 돌아가고, 얼어붙은 강을 보니 문득 얼어붙은 한강에서 얼음지치기하던 생각이 나고, 길게 늘어진 고드름을 보니 고향에 집집마다 처마에 매달려 키 재기라도 하는 듯 늘어져있던 고드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러나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수선화 잎들은 푸석푸석한 흙더미를 깨트리며 푸른 얼굴을 내밀고 봄을 재촉하고 있다. 내 고향 들판에 아롱거리는 아지랑이와 나물 캐는 아낙네들의 들 걸음이 봄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들이 선하게 비쳐 떠오른다. 이곳 또한 3한4온의 계절이 계속되었으면 좋으련만 이 변덕스러운 계절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자연 속에 묻혀버린 눈들이 겨울 내내 즐겁게 커다랗게 만든 눈사람이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 따뜻한 봄 날씨로 이어지는 두 계절이 있었고 아직도 긴 겨울이 남아있는 듯 한데 누구의 탓으로 겨울이 이렇게 짧아졌는지.
눈 녹아 흐르는 개울물 소리는 커져만 가고 어디서 개구리라도 곧 뛰어나올 듯한 따스함이 온 몸에 감싸오며, 보이지 않던 새들과 새 우는 소리가 들리고, 꽃 피는 봄의 향기가 들고 있으니 나들이라도 하고 싶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역시 2월은 뒤숭숭한 좋은 계절인가 보다.
겨울에 가버린 사람이 봄에는 돌아올 것 같은 계절, 겨울에 미워했던 사람이 봄에는 좋아질 것 같은 계절, 겨울에 슬퍼하던 사람이 봄에는 기뻐할 것 같은 계절.
참고 준비하던 겨울이 가면 만사형통 하는 봄이 되어 꽃이 활짝 피어나건만, 아직 봄도 아닌데 본이 되기도 전에 고국의 좋은 소식과 스포츠의 기쁜 소식 등 이것저것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더욱 봄이 빨리 오길 기다려진다. 역시 봄은 뒤숭숭하고 기다려지는 계절인가 보다.
이 진/ 훼어팩스,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