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마일 아줌마

2006-02-2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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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생각

▶ 손진규/ MD

내가 일하는 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샤핑을 하기 위해 몰리는 곳이다. 카운터에 캐시어만 하여도 3명 내지는 5명이 줄곧 계산을 하여야만 하니 제법 그 규모가 크다.
또한 직원들의 구성도 다양하다. 한국인도 여러명이지만 히스패닉이 대다수다. 그렇다 보니 일은 열심히 잘 한다해도 말이 잘 통하지 않은 불편을 느낄 때가 있다. 손님들은 답답해하기도 하고 눈치 빠른 멕시칸들은 나를 불러 대기가 일쑤다.
그곳에 오는 손님들은 이해심이 참 좋은 편이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손짓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애를 쓰며, 화를 내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은 거의 없다. 설사 굳어진 마음이 있었다 한들 계산대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우리 캐시어 중에는 남달리 행복을 선사하는 직원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나는 열심히 노력하여도 행복이나 즐거움이 빠른 시간 내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다, 아주 간단한 지도 모른다. 그리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분은 잠시도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 많은 손님들에게 피로의 기색도 없이 자세하고 편안한 말솜씨로 급하게 서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빠른 손놀림, 빼놓을 수 없는 친절한 인사, 직원들 간에도 화기애애한 근무 분위기를 만드는데 보이지 않게 노력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화끈한 사람이다.
손님들은 아예 그를‘SH(smile and happy) 아줌마’라 부른다. 직장생활이란 게 누구나 그렇지만 스트레스와 매일 싸우는 것이 아닌가. 퇴근시간이되면 파김치가 되어 가는 직원들이지만 그 아줌마가 있는 한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아름다운 좋은 습관으로 많은 직원들과 손님들을 즐거움으로 바꾸어주는 그 분이야 말로 직장의 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정에도 웃음이 있어야 하고 직장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서 개개인의 즐거움이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SH라 불리는 사람들이 되어 그 분처럼 미소와 행복을 선사한다면 좋겠다.
손진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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